잘 아시겠지만 한국에서는 폴로가 엄청 비싸잖아요?

전 미국 온 지 1년 좀 넘었는데 동네에 프리미엄 아웃렛에 가니 멀쩡한 폴로 옷이 한국에 비해 너무 싸서 우리 애도 입히고 한국에도 보내주고 하는데 너무들 좋아하시더라구요.

얼마 전 여기 정착하는데 좀 도와준 분 딸이 돌이라 폴로 아웃렛에서 아기 옷을 사서 선물했어요.  나름 감사한 마음 표현한다고 한 벌로 맞추다 보니 아웃렛 가격이라도 택스 해서 거의 100불이 들었어요.  여기 오래 사신 분들은 너무 과하다고 하는데, 전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돌 선물 한 100불 정도는 해야 할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돌 잔치 하는 날 우리 애가 갑자기 아파서 다른 사람 옮을까봐 돌 잔치는 가지도 못하고 그냥 남편 편에 선물만 보냈거든요.  그게 벌써 두 달 전인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네요.  그 후에 그 애 엄마를 우연히 한 두 번 얼굴 마주치기는 했는데 그냥 좀 찬바람 쌩하게 안녕하세요 그러고 지나갔어요.  저하고도 친하고 그분하고도 친한 사람하고 얘기 했더니 저한테 왜 아웃렛에서 돌 선물을 해 줬냐고 그러더라구요.  그 집 남편이 돈을 잘버는 무슨 컨설턴트인데 그 집은 돈만 많은게 아니라 수준도 높아서 되게 이것 저것 따지고 애들 옷도 엄청 신경써서 해주는 집인데 아웃렛 옷을 사줬으니 엄청 기분 나빠했을 거라더라구요...

저한테 얘기는 안했는데 그 엄마는 이분께 이것 갖고 제 흉을 좀 본 눈치였어요. 

물론 자기네들 수준있게 사는 건 자기 형편에 맞게 사는 거니까 제가 뭐라 그럴 바 없지만 그래도 선물한 건 그냥 고맙게 마음으로 받아줄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저는 그래도 같은 값으로 더 많이 해 준다고 운전해서 30분가서 아웃렛에서 산 건데.  어차피 돌쟁이 애야 옷이 작아져서 못 입지 헤어져서 못 입는 것도 아니고, 아웃렛 폴로 우리 식구도 많이 입지만 품질도 괜찮던데....

그 얘기 듣고 처음에는 얼굴이 창피해서 화끈거렸는데 지금 와 생각해 보니 그게 그렇게 잘 못 한 건가 싶더라구요.  돌 잔치도 못 갔는데 그래도 마음 표현 한다고 남편이 대신 직장에서 잠깐 나와서 전해주러 간 거였는데.

살면서 사람들한테 잘 해준다고 하다가 욕먹는 경우가 있는 건 알지만, 이건 아닌 거 같네요.

정말 아웃렛에서 선물해주면 고맙다는 소리도 못 듣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