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디즈니월드에서만 머물렀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볼거리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매직 킹덤의 밤 퍼레이드

 

첫날 저녁에 보러갔는데 생각보다 많이 더웠습니다. 9월말이고 저녁이었는데도요. 그렇게 무덥더니 퍼레이드 끝나고 나니 비가 쏟아지더라구요.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면서 몇 십분을 보내다 결국 판쵸를 사가지고 입었습니다. 어른 사이즈, 아이들 사이즈로 나뉘고 가격은 7불 정도 했습니다. 어느 가게에나 판쵸 물어보면 팔아요.

 

퍼레이드를 제대로 보려면 30분 전에는 자리를 잡아야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끝쪽에서 보느라 좀 많이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 성화에 불 들어오는 장난감 하나씩 사주고... 그 중 하나는 금방 고장나서 두 번이나 바꿨네요. 고장 났다고 하니 영수증 없이(가판대에서 산 거라 영수증이 없었음) 바로 바꿔주기는 합니다.

 

퍼레이드는 디즈니 캐릭터들이 많이 나와 화려하고 멋있었구요. 특히 환타지아에 나오는 악마가 멋졌습니다.

 

2. 에프콧 센터의 불꽃놀이 + 레이저 쇼

 

디즈니월드에서 하는 불꽃놀이 중 가장 화려합니다. 호수 가운데 지구 모양으로 레이져쇼도 같이 하구요. 호수 주변에 어느 쪽에서 봐도 잘 보입니다. 영국관에서 음료 마시면서 보는 게 제일 좋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다만 입구에서 너무 먼 쪽에서 보면 나올 때 오래 걸릴 거에요.

 

9월은 아직 비수기라 불꽃놀이 하자마자 바로 폐장시간이라 빠져나와 버스 타는 게 오래 걸렸습니다. 두 번째 에프콧 갔을 때는 그래서 아예 포기하고 좀 일찍 나왔지요.

 

에프콧 센터에서 마시던 술은 파크 바깥으로는 못 가지고 갑니다. 매직 킹덤 안에서는 술을 아예 안 파는데 에프콧 센터에서는 각 나라관에서 다양하게 판매합니다. 특히 저 갔던 때는 food and wine 페스티발이라 각 나라가 키오스크 세워서 여러가지를 팔았어요. 그 중 알코올 음료를 제외한 일부는 다이닝 플랜의 스낵 옵션으로 써도 됩니다. 메뉴에 따로 표시되어 있어요.

 

3. 헐리우드 스튜디오의 Fantasmic

 

판타스믹은 적어도 한 시간 전에 가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하루에 두 번 이상 공연을 하기도 하는데 두 번째 공연은 한 50분 전에 가도 자리가 있다네요. 상당히 규모가 큰 공연입니다. 문제는 이 공연이 매일 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는데요. 성수기엔 좀 자주 하겠지만 저희 갔을 때는 일주일 동안 이틀인가밖에 안 했습니다. 그래서 그 날은 사람이 많은 편이었지요. 날씨까지 더워서 좀 고생했었네요. 이럴 때 하퍼 옵션 있으면 낮에는 다른 파크 가서 놀다가 저녁에 오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헐리우드 스튜디오 안의 레스토랑에서 판타스믹 패키지를 예약하면 입구에서 가까운 자리가 미리 지정이 됩니다.

 

저희는 시간이 없어서 간단하게 먹을 거를 사가지고 들어갔는데 공연장 안에도 웬만한 간식거리는 다 팔았습니다.

 

4. 애니멀 킹덤의 라이언 킹, 니모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는 힘들게 리틀 머메이드쇼를 봤는데 기다린 거에 비하면 (패스트패스도 안 돼요. 기다리다가 꽉 차면 걸음을 돌리던가 다음 공연까지 기다려야... 차라리 오후 좀 늦은 시간에 가면 들어가기 쉽습니다.) 좀 별로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브로드웨이에 내 놓아도 속색 없을 뮤지컬은 애니멀 킹덤에 다 있더군요.

 

라이언 킹은 다 보고 나오면 그 앞에 캐릭터 미팅 코너가 있습니다. 한 다섯 가지 정도의 캐릭터가 있구요. 주로 '동물'들이 많습니다. 칙 앤 데일이나 곰, 사파리 옷을 입은 도날드 덕이요. 그런데 거기 '기타 댄'이라는 사람이 있어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게 지루하지가 않아요. 사람들 사이들 다니면서 이리저리 참견도 하고 노래를 불러줍니다. 아마 라이언킹 마지막 회를 보면 그 사람은 못 볼 지 모르겠습니다. 파크 들어가면서 타임 가이드 확인하세요.

 

니모도 정말 화려하구요. 무대가 크고 객석도 충분해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상당히 좋은 공연이었어요.

 

5. 애니멀 킹덤의 퍼레이드

 

낮 퍼레이드로는 (애니멀 킹덤은 보통 5시면 문을 닫아서 밤 퍼레이드가 없습니다.) 애니멀 킹덤 퍼레이드가 제일 좋았습니다. 동물을 예쁘게 잘 표현해놨더라구요.

 

그리고 각 테마파크에 있는 3D무비들도 다 좋아요. 헐리우드 스튜디오의 머펫쇼는 좀 오래된 느낌이 나는데 아주 어린 아이가 있으면 좋아할 겁니다. 3D효과는 매직킹덤의 판타지랜드에 있는 게 제일 좋고, 가장 최신기술은 아마 애니멀킹덤의 Tough to be a bug일 겁니다. 그런데 애니멀 킹덤은 너무 어린 아이는 무서워해요. 중간에 메뚜기가 큰 인형으로 나타나는데 울어서 데리고 나가는 애 여럿 봤습니다. 에프콧 센터의 '관객을 줄였어요(ㅎㅎ)' 는 제가 옛날에 본 기억이 나는데 오래된 3D 치고 꽤 괜챦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외에 La Nouba는 몇 년 전에 봤었는데 (이번에는 자금 압박으로 포기....) 정말 대단한 무대였구요.

 

매직 킹덤의 핼로윈 퍼레이드가 인상에 남네요. Mickey's not so scary halloween party에 갔거든요. 입장료는 별도로 50불 전후입니다. 파티는 7시부터 시작이지만 4시 이후부터 입장이 가능하구요. 들어갈 때 팔찌를 채워줍니다. 이게 없으면 놀이기구를 못 타는 것은 물론이고 나가야 해요.

 

핼로윈 퍼레이드의 주인공들은 Haunted Mansion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들하고 캐리비안 해적입니다. 아마 헌티드 맨션 캐릭터들은 일년 중 바깥으로 나오는 유일한 행사일 것 같네요. 좀비들이 춤을 추면서 삽으로 바닦을 긁는데 팍팍팍 불꽃이 일더라구요. 음악도 재미있었구요. 유튜브에서 검색해보시면 올해 퍼레이드도 올라와 있습니다. 퍼레이드 마지막에는 구피가 사탕을 나눠주면서 지나가요.

 

디즈니의 악역 캐릭터들이 출연하는 쇼도 재미있었습니다. 끝나고 백설공주 계모랑 사진도 찍었어요. 한 카리스마 하더군요. ㅎㅎ

 

처음에는 돈을 200불이나 들여서 따로 파티 입장권을 사야하나 망설였는데 들어가보니 그 값은 하는 것 같아요.

놀이기구 타는데 줄도 거의 안 서구요. 그 타기 어렵다는 덤보도 덕분에 타봤습니다. 심지어 마침 그 때 불꽃놀이를 해서 더 재미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