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디즈니월드에는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갔었는데요. 여름에 간 건 워낙 오래 전 일이라 몇 월인지도 기억이 안 나는데 여튼 거의 매일 비가 왔어요. 열대성 소나기라 잠깐 오고 맙니다. 곤란했던 건 워터 파크에서 중간에 나와야 했던 거였어요. 비가 와도 문은 여는데 천둥이 치면 닫아버리거든요. 위험하니까... ㅠㅠ

겨울은 1월말이었는데요. 쾌적하고 좋았습니다. 디즈니월드에는 워터파크가 두 개가 있는데 겨울에는 보통 하나는 닫고 하나만 5시까지 열어요. 그다지 춥지도 않고 좋았습니다. 수영장 물을 데워서 쓰거든요. 호텔 수영장도 괜챦았었어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좀 추웠다고 하는 걸 보면 올란도라도 겨울에 추운 날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꽤 더웠습니다. 9월말 10월초면 괜챦을 줄 알았는데 완전 우리나라 한여름 제일 더운 날인 거에요. ㅠㅠ 10월 중순에 간 가족도 더워서 혼났다고 하는 걸 보니 올란도에 올해는 가을이 좀 늦게 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뫃든 처음 이틀은 비가 왔는데 정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다가 몇 시간 후에 비가 오더군요. 판쵸를 계속 갖고 다녔는데 사흘째부터는 안 왔어요. 대신 애니멀 킹덤에서 Kali river인가 하는 라이드 탈 때는 유용했지요. 판쵸 없으면 쫄딱 젖거든요.

원래 10월초까지는 허리케인이 올 가능성이 있다는데 다행히 괜챦았구요. 디즈니 사이트 Moms Panel 보니까 거기 사는 엄마가 몇 년 동안 허리케인 딱 두 번 왔다고 여름이라도 별로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네요.

더운 날에 가기 좋은 파크는 (워터파크 다음으로) 애니멀 킹덤입니다. 너무 더우면 동물들이 안 나올려나... 사파리는 동물들이 오후에는 낮잠을 자니까 오전에 가는 게 좋답니다. 여튼 실내에서 하는 쇼도 많고 그늘이 많아서 상쾌합니다. 그 다음에 매직 킹덤 (실내 라이드가 많아서요. 더운 낮에는 주로 안에서 보냈어요.), 에프콧 센터 (여기도 실내 라이드는 많은데 걷는 거리가 좀 멀어요.), 그리고 헐리우드 스튜디오는 쥐약입니다. 큰 쇼가 다 스턴트쇼거든요. 실외죠... 기다리는 동안도 죽겠고... 퍼레이드도 대충 멀리서 좀 봤습니다. 넘 힘들어서... 판타스믹은 그나마 저녁에 하니까 좀 나은데 다른 데는 꽤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쇼들이 다 크고 하루에 몇 번 안 하니까 그 시간 맞춘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더니 너무 고생스러웠어요. 대신 밤에는 헐리우드 스튜디오의 선셋 스트릿이 분위기가 좋아요.

파크 곳곳에 더위를 식힐만한 곳은 좀 있어요. 아이들 뛰어다니면서 물 맞는 곳도 있고요. (매직 킹덤의 에이리얼 게토, 알라딘 플라잉 카펫 옆에 침 뱉는 낙타, 헐리웃 스튜디오의 코카콜라 분수(?) 등..) 실내에 들어가면 에어컨 잘 나오구요. 좀 젖어도 다니다보면 또 마르니까 괜챦아요. 신발은 내 크락스 신고 다녔습니다. 라이드 타야하니 슬리퍼는 좀 곤란할 때가 있고 젖는 라이드가 많아서요. 그 더운데 발을 편하게 하려고 양말 신고 스니커 신은 사람도 많이 있었습니다.

가판대에서 선풍기 달린 물 스프레이를 파는데 사서 하루종일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다음날 잃어버려서 그렇지.. ㅠㅠ 17불짜리였구요. 얼음에 담가서 시원하게 팔아요.

참 어느 계절에 가든 선스크린은 필수인 거 아시죠? 저는 공항에서 걸려서 (낮에 도착이라 들고 가는 가방에 넣어갔더니 풀사이즈 크기 로션이라 안 된다네요. 비싼 거였는데 뺐겼어요..) 호텔에서 새로 샀는데 (13불 정도) 거기서 파는 선스크린은 최하가 차단지수 50더군요. 선글래스, 모자도 준비하세요.

연중 가장 날씨가 좋은 건 3월하고 10월이라는데 (너무 덥지는 않으면서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답니다.) 이번에 넘 더워서 다음에는 11월이나 12월에 갈까 생각중입니다. 언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