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일 금요일 - 애니멀킹덤

역시 아침 9시 넘어 랜드에 도착해서

일단 랜드 3시 방향 Asia의 Expedition Everest FP 끊고(10시50분경) 랜드 중앙 Discovery Island의 바오밥나무로 가서 3D 영화 It’s tough to be a bug 본 후 10시 30분 첫공연 Nemo 뮤지컬을 일찍 들어가서 앉아서 기다리다 시간 돼서 봤구요. 40분간 공연 보고 나서 에베레스트 타고 Kali River Rapids FP 끊은(1시) 후 Asia 어드메쯤 쭈그리고 앉아 싸간 점심 먹고 칼리리버(후룸라이드) 탄 후 다시 FP 끊어놓고(4시 4살짜리 꼬마도 탈 수 있었는데 애들이 아주 좋아하더라구요) 랜드8시 방향 Camp Minnie-Mickey 의 라이온킹 공연(2시)을 보고 랜드 11시 방향 사파리로 이동하는데 마침 오후 3시 퍼레이드가 있어서 사람이 하나도 없는 바람에 하나도 안 기다리고 사파리 투어버스 타고 구경한 후 다시 칼리리버(후룸라이드)를 타러 이동하던 중 아시아의 Yak&Yetti라고 하는 중국음식 파는 식당 노천테이블에서 오렌지치킨을 사먹었는데 맛있었구요(랜드 4군데에서 가본 음식점 중 가장 맘에 들었어요). 먹고 잠시 앉아 쉬다가 칼리리버래피드 타고 다시 홀딱 젖어 나와서 어차피 6시에 문 닫으니까 피곤하기도 하고 그냥 나갈까 하다가 결국 5시 넘어 It’s tough to be a bug 다시 한 번 보고 안에 나무에 조각된 원숭이랑 뭐 다른 동물들 옆에서 애들 사진 좀 찍다가 거의 6시 다 돼서 문 닫을 때 나왔어요.

호텔 근처로 와서(535번 도로 상 디즈니 다운타운 입구 근처) 뷔페를 하는 중국음식점에 들어갔는데 꼬마가 자는 바람에 뷔페를 먹기가 애매해서 요리를 주문해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배 터지게 잘 먹었어요.

놀이기구/공연 중에선

1. 니모 뮤지컬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어요. 한 40분쯤 했는데 나름 기승전결을 갖춘 스토리가 있었구요, 배우들이 노래도 잘 하고 연기도 잘 하고 소품도 귀엽고 재밌었어요. 좀 길어서 꼬마가 막판에 지루해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는 내용이니 최선을 다해 집중해 보더라구요.

2. 라이온킹 공연은 어떤 줄거리를 갖고 하는 공연이 아니라서 좀 어수선한 감은 있었지만 볼만은 했어요. 뚱땡이 흑인 아저씨가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어찌나 잘 하던지 감동이었네요. 서커스마냥 재주 넘던 아저씨들도 인상적이었구요.

3. It’s tough to be a bug 는 전날 본 필하매직보단 별로였지만 중간에 물도 튀어나오고 의자 밑으로 벌레도 기어가고 나름 괜찮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더운 날씨에 그만큼 시원한 공간이면 들어가서 앉아있을 가치는 충분히 있으니까요. ㅎㅎ

4. 칼리 리버 래피드는 매직킹덤의 스플래쉬마운틴보다는 훨씬 좋았어요. 일단 시원하게 뚫린 공간에서 물이 마구 쏟아지는데(거의 열이면 열 다 홀딱 젖습니다) 소독약을 뿌리는지 수영장 냄새가 나서 스플래쉬마운틴의 걸레냄새보단 훨씬 상쾌했어요. ㅎㅎ 키 제한이 38인치라서 4살짜리 꼬마가 같이 탈 수 있어서 두 번이나 탔네요.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어요. 물론 탄 후엔 가져간 여분옷으로 갈아입혀야 했지만요.

5. 에베레스트. 롤러코스터를 가장 좋아하는 제 개인적 취향상 랜드 네 군데 중 가장 맘에 들었던 ride였습니다. 실내와 실외부분이 적절히 섞여있는데 가장 스릴 있는 놀이기구였던 것 같아요. 맘 같아선 두 번 타고 싶었는데 꼬마가 탈 수가 없으니 혼자 우길 수도 없어서 그냥 참고 칼리리버보트 타고 물 한 번 더 맞고 말았네요.

6. 사파리투어는 한 번은 해볼만한 것 같아요. 한국의 에버랜드는 짐승들을 가둬두고 차에 먹이 달고 다니며 근처로 모이게 해서 구경하는 느낌이 강한데, 이곳 사파리는 정말 그냥 자연인 것 같았거든요. 오전에 가면 짐승들이 엎어져 자느라 구경하기 힘들다고 오후에 가는 게 좋다고들 하셔서 오후에 가긴 했는데, 그래도 날이 더워서 사자는 누워 주무시고 있었고 악어와 하마는 잠수중이셔서 좀 보고 좀 못 보고 그랬나봐요. 군데군데 타조알이 대여섯알씩 모여 있던데 얼마나 크던지 그거 깨면 먹을 거 있겠단 생각이 들었네요. ㅎㅎ

제4일 토요일 - 엡콧

엡콧은 숙소에서 가장 가까웠기 때문에 출발시간은 동일하게 8시 30분이었지만 9시 전에 주차장에 도착, 짐 검사 하고 랜드에 들어간 것이 9시 10분쯤 됐나봐요.

일단 랜드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인기 있다는 랜드 3시 방향의 Sorin FP 끊으러 저 먼저 뛰어갔는데 FP줄이 얼마나 긴지 그거 한참 기다려서 1시10분 것 받아나와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니모쪽(랜드 5시 방향)으로 뛰어갔어요. 니모관 안에는 수족관 비슷한 볼 것들이 있어서 썰렁한 니모 돌돌이조개 하나도 안 기다리고 탄 후 수족관 구경 좀 하다가 Honey I Shrunk the Audience라는 3D 영화 보러 갔는데 애석하게도 refurbish중이라 그거 대신 이상한 Journey Into Imagination이란 걸 탔어요. 니모조개보다는 이것저것 신경써 꾸며놓았지만 그냥 허접한 라이드였구요.

나와서 랜드 9시방향으로 건너가려던 참에 중앙분수쪽에 캐릭터와 사진찍는 전시관이 있어서 거기 들어가서 거의 30-40분 줄 서서 미키/미니/도널드/구피/플루토와 사진 무사히 찍었고, 나와서는 시간이 되어 제가 뛰어가 Test Track(랜드 10시 방향) FP 끊고(오후3시쯤)  Sorin 타고 시원한 벤치에 앉아 점심 먹고 줄 20여분 서서 엡콧 입구 정면의 랜드마크인 둥근 원 안에 도는 기차 Spaceship Earth 타고 천천히 Test Track으로 이동해서 시간 맞춰 탄 후 타기 전 끊어둔 Mission Space 타고 Future World를 끝냈네요.

다 끝내니 오후 4시가 좀 넘었는데 어쨌거나 World Showcase도 구경해야 해서 슬슬 넘어가서 한 바퀴 휘 돌고, 돌면서 노르웨이 배 라이드 FP(5시) 끊어놓고 일본쪽 가서 야키토리라는 싼 식당 들어가 데리야키치킨과 롤 몇 개 먹었어요. 대체로 허접했지만 시장이 반찬이라 맛나게 먹었네요. 먹고 영국, 캐나다 쪽으로 도는데 비가 듣기 시작해서 마구 뛰어서 노르웨이로 들어가 배를 타고 볼 필요도 없는 노르웨이 광고 영상 한 편 보고 거기 HH(헬리한슨) 옷가게에서 비 좀 피하다가 비가 잦아들자 그냥 나와서 철수해버렸어요. 저녁 9시 불꽃놀이가 볼만하다는 얘긴 들었는데 비도 오고 넘 피곤해서 못 있겠더라구요.

놀이기구 중에선

1. 소어링은 하도 얘기를 많이 들었던터라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그냥 그랬어요. 실내라이드인데 큰 화면으로 영상을 보며 우리가 탄 기구를 띄워 실제로 높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반시뮬레이션 기구인데 그냥 어린애도 타도 되겠던데 굳이 40인치 키 제한을 엄격하게 하는 바람에 우리 꼬마가 못 들어가서 울고불고 난리 났었구요(덕분에 아들놈만 엄마, 아빠와 따로 두 번 탔네요 ㅎㅎ). 늘 stand-by 입장은 대기시간이 80분 정도 됐던 것 같아요. FP로 타도 한 15-20분쯤 기다린 것 같거든요. 암튼 여기 대표 놀이기구이니 꼭 타긴 타봐야 할 것 같구요.

2. 니모 조개 돌돌이는 정말 그냥 조개타고 한바퀴 도는 게 다라서(게다가 짧습니다) 시시했어요. 아주 어린 아이들용이에요.

3. 테스트트랙은 그냥저냥 타볼만 해요. 바깥에서 고속으로 달리는 구간은 속도가 꽤 빠르기 때문에 아주 어린아이들은 못 타지만 남자아이들이 환장하고 좋아할 라이드에요.

4. 미션스페이스는 실내 시뮬레이션 기구인데, 8살짜리 아들은 좋아했지만 그린(덜 도는)을 탄 저나 오랜지(더 심하게 도는)를 탄 남편이나 끝나고 나서 구역질 나서 죽을 뻔 했네요. 멀미 납니다. 다시는 안 타고 싶어요. -_-

5. 스페이스쉽지구 기차는 커다란 둥근 구 안으로 슬슬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기차인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스크린으로 내 취향을 표기하면 내 미래가 화면으로 나오게 돼 있었는데 라이드 초반에 찍힌 얼굴 사진이 화면에 나와서 애들이 재밌다고 깔깔댔어요. 아직 앉은 키가 작은 우리 딸은 얼굴 아랫쪽이 반쯤 짤린채 허접하게 나왓는데 그게 재밌다고 좋아하더군요. ㅎㅎ

6. 캐릭터와 사진 찍는 곳은 좀 줄 서야 해도 꼭 가볼만한 것 같아요.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주요캐릭터가 한자리에 모여 있기 때문에 한번에 다 찍을 수 있어서 좋았거든요. 물론 실내라 에어컨이 작동중이었지만 이 더위에 인형탈 쓰고 고생하는 사람들 보니 참 안됐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특히 바깥에서 탈바가지 뒤집어쓴 사람들 볼 때는 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 얼마나 땀을 흘릴 것이며 그 인형은 또 얼마나 땀에 쩔 것이며… 땀 흘리다 피부병이라도 걸리는 건 아닌지. -_-

7. 월드 쇼케이스는 한 마디로 매우 허접했습니다. 그냥 식당가+기념품점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사실 유럽 웬만한 데 다 다녀보신 한국분이면 별로 볼 게 없는 곳입니다(일본 중국도 잘 아실테니까요). 외국이라곤 아무데도 못 가본 미국사람이면 흥미를 갖고 돌아볼만한 곳이다 싶었어요.

저흰 싸구려 일본식당에 가서 먹었는데 물론 철판구이집도 있긴 했지만 저희 동네(여기는 북버지니아 타이슨즈) 식당보다 당연히 못할테고 값도 넘 비싸고 해서 달러 하나짜리 식당엘 들어갔지만, 아무튼 애니멀킹덤의 Yak&Yetti보다 못하더군요. 양도 부실하고. 다리가 하도 아프고 배도 고파 먹긴 잘 먹었지만요.

이날은 철수하고 씻고 하니 7-8시가 되었는데 묵던 호텔(4번 고속도로 고가 바로 근처의 535번 도로상의 Radisson) 1층 식당에 가서 남편과 맥주 한잔씩 하고 안주 겸 몇 가지 시켜 애들하고 같이 맛있게 먹고 10시 전에 취침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