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일 일요일 – 헐리우드 스튜디오

 

역시나 아침 9시 10분쯤 랜드에 도착해 가장 인기 있다는 탈 것 두 개가 몰린 랜드 4시 방향 Sunset Blvd. 끝 Tower of Terror(헐리우드호텔)과 Rock&Roll Roller Coaster 쪽으로 갔어요. 롤러코스터를 FP 끊어놓고(10시) 아침이라 아직 사람이 적어서 헐리우드 호텔 엘리베이터를 두 번 탔네요. 저희 4살짜리 꼬마가 며칠만에 드디어 득도를 해서 키를 잴 때 발뒤꿈치를 살짝 들었는데 상냥한 언니가 눈치 못채고 perfect! 하며 들어가라고 해주어서 한번은 온가족이 같이 탔고(이때는 5분 기다렸나 거의 바로 탔어요), 그 다음엔 아들놈이 하도 한 번 더 타고 싶다고 졸라서 한 20분 기다려 한 번 더 타고 나와서 롤러코스터 번갈아 타고(이건 44인치라 꼬맹이는 일찌감치 포기), 아빠와 아들이 들어가 타는 동안 저는 토이스토리 총쏘며 타는 기구 FP 끊고(이때가 아침 10시 반쯤이었는데 오후 6시 20분 게 나오더라구요. @_@) 바로 자동차 스턴트쇼(랜드 11시 방향)로 이동했어요. 11시부터 자동차쇼를 보고 나와서 그 앞에 노천식당에서 12시 넘어서까지 싸간 점심 먹고 근처의 애들이 줄었어요 세트장 구경 후 랜드 중앙 판타지아 미키 모자 바로 뒤 Great Movie Ride를 타며 몸 식히고 다리도 좀 쉬어준 후 오후 2시에 인디아나존스 쇼 보고, 그 전에 끊어둔 인어공주 17분짜리 엉성항 뮤지컬도 아닌 쇼도 아닌 노래 세 편 감상하고 이렇게 마치니 4시가 넘었는데 5시 반 미녀와 야수 공연까지 시간이 시간이 좀 남아서 다시 썬셋 블리바드로 이동해 노천식당에 앉아 바비큐와 햄버거 시켜 먹고 Beauty and the Beast 보러 들어갔어요. 다 보고 나오니 Toy Story ride 시간이 다 되어가서 슬슬 이동해서 그거 타고는 거의 하루를 마감했네요.

거의 1시간 20분 전에 밤 9시 Fantasmic 공연장으로 들어갔는데 그 때부터 벌써 사람들이 꽤 차 있었어요. 다들 저녁거리를 take-out 해와서 먹으면서 기다리더라구요. 9시 물불쇼 보고 퇴장해서 호텔로 오니 10시 반 가까이 되었었고, 씻고 바로 잤네요.

 

 

탈 것/ 공연 중에선

1. Great Movie Ride – 극장 형태의 건물 안에서 헐리우드의 유명 영화 장면들을 보며 줄을 서는데 기다리다가 안쪽으로 들어가 기차를 타고 한 20분 도는 것 같습니다. 중간에 가이드언니가 안쪽에 숨어있던 악당 아저씨와 허접한 쇼도 해주는데(ㅋㅋ) 촌실촌실하니 정감 있었구요, 일단 실내라 시원하고 아픈 다리를 쉬며 볼 수 있으니 좋은 것 같아요.

2. 인디아나존스 쇼 나름 재밌었습니다. 사회보는 언니도 잘 하고 방청객을 가장해 숨어있던 스턴트맨도 연기를 잘 해서 깜빡 속았지 뭐에요. 마지막에 얻어맞는 리액션 보고 스턴트맨인지 알았으니까요. 재밌었습니다.

3. Lights, Motors, Action 자동차 스턴트쇼도 재밌었어요. 중요 촬영기법을 알려주는데 진행방법이 흡사 한국의 케이블TV에서 방영해주는 무슨 프로그램 같았어요. 아주 볼만했어요.

4. Toy Story Midway Mania는 차 타고 가면서 잠깐잠깐씩 정지해 3D 화면을 보며 총인지 뭔지를 쏴서 맞추면 점수가 올라가는 게임인데 아들놈이 좋아서 환장했어요. 하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FP인데도 한참을 기다린 것 같아요.

5. 아 참, 중간에 Narnia도 봤는데, 들어가서 시원하긴 했지만 서서 봐야 해서 다리가 넘 아팠어요. 영화를 좋아하셨던 분 아니면 굳이 안 보셔도 될 것 같구요.

6. Voyage of the Little Mermaid는 주요 노래 3개를 엮어 노래만 부르다 보니 스토리가 개판입니다. 스토리 기대 안 하시고 그냥 노래만 들으실거면 괜찮으실 듯. 저는 좋았거든요.

7. One Man’s Dream도 중간에 들어갔었는데(Toy Story 옆이거든요) 디즈니 아저씨에 관한 자료 조금이랑 처음 랜드 지을 때 부지선정한 것, 초기 랜드 모습, 몇몇 성(신데렐라/미녀와 야수)과 라이드의 미니어쳐 등등 생각보다 구경할만 했어요. 작기 때문에 시간도 얼마 안 걸립니다. 단, 걸어서 돌아다니셔야 해요.

8. Beauty and the Beast  30분짜리 뮤지컬이었는데 재미있었어요. Belle 언니가 누더기 옷만 입고 줄창 등장해서 조금 실망이었지만 옷 갈아입을 시간도 없겠더라구요. 배우들이 노래를 잘 해서 정말 뮤지컬을 본 것처럼 좋았습니다.

9. 락앤롤 롤러코스터 이것도 실내 롤러코스터라 뭐 그닥 심각하게 무서운 건 아니었구요 그냥 탈만 했습니다.

10. 헐리우드 호텔 타워 오브 테러는 한국 롯데월드의 자이로드롭 비슷한 건데 실내라 일단 시원해서 좋구요, 떨어지는 게 불과 1-2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몸이 붕 뜨는게 재미있었습니다.

11. Fantasmic 분수쇼+불꽃놀이인데, 이 랜드 저 랜드 저녁쇼의 결정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분수로 스크린을 만들어 거기 영상을 입혀 보여주고 불도 나오고 불꽃도 터트리고 마지막엔 각 캐릭터들이 배 타고 한바퀴 돌아주는 서비스까지 잊지 않더군요. 아주 볼만 했습니다.

 

여긴 놀이기구는 몇 개 되지 않지만 아무튼 나름 다 theme이 있어서 일관성 있게 꾸며놓은 모습에 살짝 감동했어요. 디즈니 아닌 다른 놀이동산은 정말 기구만 있는데, 여긴 대기실에서도 꼭 비슷하게라도 뭘 해주고 영상이라도 보여주려고 하는 게 그 노력이 가상하더라구요. ㅎㅎ

 

 

제 6일 월요일 - 씨월드

씨월드는 우리 네 가족 하루 입장료만 300불이 넘었어요. 안에 볼 것에 비해 넘 과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이왕 가는 것이니 안 볼 수도 없고 울며 겨자먹기로 결국 비싼 돈 들여 들어갔네요.

 

씨월드는 디즈니에 비해 여러모로 레벨이 떨어졌는데, 놀이기구 태우는 줄이며 인원조절하는 요원이 턱없이 부족해서 대기줄이 긺에도 불구하고 기구는 군데군데 자리가 비어서 출발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실내공간이 부족해서 땡볕에서 계속 허덕여야 해서 매우 괴로웠어요.

 

여기선 하실 게 딱 몇가지 정해져 있어요.

타실 건 1. 롤러코스터 2. 만타(가오리 롤러코스터) 3.후룸라이드 이렇게 타주시면 되구요

쇼는 1. 범고래(killer whale) 2. 돌고래 3. 물개(sea lion)+수달쇼 이렇게 세 개 봐주면 끝이에요.

 

롤러코스터는 올랜도에서 타본 것 중 가장 맘에 들었어요. 탁 트인 야외공간에 레일이 길기도 길었지만 낙차도 커서 스릴도 있었고 무엇보다 새로 생긴 만타쪽으로 사람이 몰려서 별로 기다리지 않고도 바로 탔거든요. 심지어는 비어서 돌 때도 많았어요.

만타는 새로 생긴 건데 롤러코스터의 가오리 버전이라고 보시면 돼요. 일단 기구에 앉으면 좌석의 등 부분이 윗쪽 레일로 매달려 올라가고 사람이 네발 짐승이 된 형태로 롤러코스터를 타게 돼요. 차이점은 이것뿐이고 나머진 롤러코스터예요. 오히려 그냥 롤러코스터보다 코스가 짧아 빨리 끝나서 좀 아쉬웠어요. 새로 생긴거라 사람이 바글바글하더라구요.

후룸라이드(이름은 까먹었지만)는 저는 물에 젖기 싫어서 안 타고 남편이 아들을 데리고 탔는데, 거기 샵이 아래 위로 옆으로 수족관을 꾸며놓아 4살짜리 딸이 한참을 재밌게 놀았어요. 발 밑으로 머리 위로 가오리가 돌아다니는 게 너무 신기했나봐요.

 

쇼는 저는 개인적으로 돌고래 쇼가 가장 볼만했어요. 돌고래는 영리해서 재주도 잘 부리는데다 무용수들이 새 옷 입고 나와서 하늘을 날아다니고 앵무새와 다른 무슨 새들도 관중석쪽으로 왔다갔다 했거든요. 30분이 금방 지나갔어요. 물개쇼는 내용이 허접했는데 거의 출연진들이 연기나 대사로 웃겼구요, 범고래쇼는 고래가 멍청해서 한계가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썰렁했어요. 30분 채우기가 버거워 보였어요. 쉴 새 없이 먹이를 줘야 했구요.

 

아무튼 이렇게 일정을 소화하니 오후 4시쯤 되어서 바로 철수했어요. 날씨가 너무 더웠기 때문에 숙소에 돌아와서 아빠와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1시간쯤 놀았고 저녁엔 올랜도 아웃렛(여기 엄청 크더군요, 명품도 많이 들어와 있고)에 가서 구경 좀 하다가 저녁은 거기 food court에서 해결했네요. 일식집이라고 돼 있는 게 롤도 팔고 중국식도 팔더라구요.

 

제7일 화요일 – 다운타운

아침에 9시 넘어 호텔 체크아웃하고 다운타운 디즈니 내부로 9시 반쯤 들어갔는데 디즈니샵에 새로 들어왔다는 부띠끄에 아침부터 공주단장하러 온 애들이 제법 많았어요. 샵이 워낙 커서 다 둘러보는데 시간이 꽤 걸렸구요, 그 옆 레고 가게로 가서 아들 장난감 하나 사고 그러고 11시 좀 넘어 공항으로 돌아가서 차 반납하고 뱅기 타러 갔습니다.

공항은 들어가는 길이 꽤 복잡했지만 렌트할 때 아예 돌아오는 법을 적은 종이를 나눠줘서 그걸 보고 들어가니 되었구요, 하필 돌아오는 날 오후에 워싱턴에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이륙허가가 떨어지질 않아 공항에서 쭈그리고 앉아 세 시간을 졸았네요. 춥고 졸리고 괴로웠어요. ㅡ.ㅜ

밤 8시에 덜레스에 도착해서 동네 한식당 가서 주린 배를 채우고 집에 돌아와 급히 애들 씻기고 먼저 재우고 저는 빨래 분류에 짐 정리에… 헥헥….

 

이렇게 해서 6박 7일의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갔다 오니 하루 한벌씩 벗어낸 식구들의 빨랫거리가 산을 이루고 있고, 드라이기를 돌리기 싫어하는 제 개인적 취향으로  인해 2박 3일 빨래를 했답니다.

 

랜드에서는 낮에 너무 더우니 잠시 빠졌다가 저녁에 다시 들어가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지만 주차장 access 부분을 생각해도 시간의 失이 너무 클 듯 해서 버티고 버티고 버티다 결국 땡 입장 땡 퇴근하는 날이 잦았어요.

 

아무튼 숙제라고 생각하니 미친 척 다녀왔지, 제 정신으로 또 가고 또 갈 곳은 못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돈 쓰고(날랄한 캔쿤과 비교해서 오히려 더 들더군요) 몸 상하고… 아, 이렇게 돈 쓰고 놀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 ㅡ_ㅡ

 

주절주절 긴 후기였습니다만, 제가 여기서 도움을 받은 것처럼 다른 분들께도 제 후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올려봅니다. 올랜도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은 준비 잘 하셔서 꼭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랄게요!

 

그럼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 쌩유 베리 감사~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