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행 비행기표를 사다>

내 인생의 많은 꿈들 가운데 하나였던 뉴욕여행!
이번 겨울, 난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그것도 낭만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이 시점에...

갑작스런 남편의 출장계획으로 떠나기 닷새전 쯤 뉴욕행이 결정되었다
지난 며칠간 크리스마스를 뉴욕에서 보낼까말까
고민하던 차에 잘 된 일이었다

사실 남편 출장에 아내가 따라나선다는게 한국적 정서로는
잘 이해되지 않지만 미국서는 종종 그런다니까
뭐 어때 하는 식으로 따라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비행기표였다
갑자기 결정된 사안이라 비행기표가 남아있을지..
아님 남아있더라도 가격이 엄청 비쌀텐데...

일단 트래벌라시티나 프라이스라인을 뒤져
비행기표랑 호텔을 알아봤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 출발하는 것은 약간 비쌌지만
따로 대도시까지 갈 필요가 없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뉴욕 라과디아 왕복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나니
이번엔 또 호텔이 문제였다

맨하튼에 호텔을 잡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예산을 훨씬 초과하는 터라 싸고 괜찮은 호텔을 물색해봤지만
어디가 좋은지 알 수 있어야지 원~

이러던 차에 마침 남편후배랑 연락이 되어서
뉴저지에 사는 후배네서 며칠 신세지기로 했다
19개월된 딸아이 하나 있다니까 딸선물이랑 부부선물을 준비해서
12월 14일 수요일 오전 6시 드디어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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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뉴욕도심을 누비다>

세계의 도시 뉴욕은 복잡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다
양보나 친절의 미덕보다는 내가 먼저라는 인식이 강하다
남보다 먼저 앞서지 않으면 뒤쳐지는 생존의 원리에 충실한 도시!
이런 점이 뉴욕을 계속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마천루와 허드슨 강이 눈앞에 펼쳐졌을 때는 10시가 가까울 무렵이었다
착륙을 위해 저공비행 하면서 강을 가로지르는데
꼭 홍콩 첵랍콕 공항을 지나는 느낌이랄까,, 암튼 뉴욕은 낯설지 않았다

남편은 뉴왁으로 난 라과디아로~
뉴욕에 도착한 첫날, 난 혼자였고 지금부터 저녁까지
나홀로 뉴욕도심을 헤매고 다녀야 했다

먼저 케어리버스(12불)를 타고 42번가로 나갔다
라과디아에서 맨하튼까진 20,30분이면 된다지만
러시아워가 한참 지난 이 시간까지 트래픽이 장난이 아니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비하면
이건 애프터 땡스기빙때보다 몇배는 더 심했다

11시가 가까울 무렵, 그랜드센트럴 역에 도착했다
이곳은 근중거리 열차를 운행하는 터미널이다
역사건물은 유럽의 어느 건축물을 옮겨놓은 듯
머큐리를 중심으로 오른편엔 지의 여신 미네르바,
왼편엔 헤라클레스 조각과 시계, 그 아래엔 철도를 창설한
반더빌트 상이 있었다
역내엔 한국시장을 옮겨놓은 듯한 마켓도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했다

다음 행선지는 뉴욕공립도서관으로 잡고 걷기 시작했다
맨하튼은 바둑판처럼 구획정리가 잘 되어 길찾기가 아주 쉬웠다
5th Ave.와 42th st.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도서관!
정문 입구 좌우에 있는 사자상이 그 위용을 자랑했다

이곳엔 콜럼버스의 편지를 비롯, 토마스제퍼슨'독립선언' 자필원고,
구텐베르크'성서', 갈릴레이 노트등을 소장하고 있었다
또 이 날 마침 '월트휘트먼' 자필원고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영화 '죽은시인의 사회'에서 잠깐 언급되었던 월트휘트먼!
그가 직접 쓴 원고와 필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행운의 순간이었다

또한 동아시아룸에서 우리나라 서적과 북한 서적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사전, 인명록, 사건사고 연감등이 있었다
잠시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으며 뉴욕커가 되어 보기도 했다
하루종일 이곳에서 책과 함께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점심때가 되자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근처에서 뉴욕베이글이라도 맛볼까 했더니 마침 스낵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몇몇이 빵이며 과일이며 먹길래
나도 동참해서 베이글, 과일, 녹차 한잔을 들고 창가에 서서
맨하튼거리를 내려다보면서 식사했다

그런데 식사 후 돌아서서 보니까 전부 도서관 직원들이지 않은가
약간 창피하기도 했지만 당당하게 걸어나와
다음 목적지 메이시 백화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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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예술의 도시답게 1년 내내 크고 작은 퍼레이드가 많다
그 중에서도 메이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단연 첫손에 꼽힌다
유행의 첨단을 걷는 뉴욕, 그것도 세계최대백화점이라는
메이시본점을 방문할 때는 기대를 넘어 설렘마저 들었다

하지만 쇼윈도 입구 크리스마스 장식은 실망 그 자체였다
울동네에 있는 페어리랜드보다 못한 으악~ 대실망이다
내부도 온통 화려함으로 치장됐을거란 생각과는 반대로
그저 고만고만한 수준의 백화점이었다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그냥 서민의 백화점 제이시페니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듯한 그런 수준이었다

그치만 사람도 많고 물건도 많고 한국의 롯데백화점 세일기간이상으로 붐볐다
살만한게 있을까 둘러봤지만 시장같은 분위기에선 좀처럼
쇼핑을 못하는 관계로 잠시 카페에 앉아 타조티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유럽이나 호주, 홍콩 등지를 둘러봤지만
우리나라 만큼 백화점 시설이 잘 된 곳도 드문 것 같다
진열상태며 화장실이나 휴게실 시설이 특급호텔 이상이다

아~ 한국백화점이 그립다 그리워~
그치만 가격이나 서비스에 있어서 만큼은 미국이 짱이다
이건 인정해줘야한다 왜냐면 소비천국이니까~

지도를 펼치고 다음 행선지 타임스퀘어까지 가는 길을 꼼꼼하게 익혀뒀다
뉴욕은 사람들이 워낙 바빠서 그런지 길 물어보는 사람에게 인색하다
대도시 특성상 남에게 무관심해서일수도 있고 아님
관광객이 대부분이라 자신도 길을 몰라서 일수도 있지만
암튼 참 인색하기 그지없다

또한 뉴욕은 눈앞에서 코베가는 곳이라니까
길에서 지도 펼치고 지갑 꺼내고 어쩌고 하면 소매치기 표적이 될 수 있단다
그러고보니 뉴욕시내를 반나절 돌아다녀도
세련된 뉴욕커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패션과는 거리가 먼 모자에 귀마개, 머플러로 동여매고도
추위에 바들바들 떠는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나도 그 중의 하나지만...
퇴근시간이 가까와지면 멋쟁이 뉴욕커를 만나보려나...

42th st.와 브로드웨이, 7th Ave.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타임스퀘어!
스파이더맨이 빌딩사이를 날라다니며 언뜻 스쳐 간
삼성,LG광고판이 눈앞에 휘황찬란하게 빛났다
이곳에서 뉴이어 행사를 한다니 그때까지 뉴욕에 머무르면
얼마나 좋을까~ 뉴욕의 상징인 빅애플 볼이 떨어지는 순간을
상상하면서 이곳을 지났다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늘어선 한편에 미국최대 장난감 백화점인
토이자러스가 보였다 지상 3층 지하 1층이 모두 장난감으로
채워진 이곳은 아이들의 천국이었다

디즈니 캐릭터를 비롯, 바비하우스, 쥬라기공원 등
아이랑 함께 가면 안사주고는 못버틸것 같이 꾸며뒀다
내 장난감이라도 하나 사려다가 관뒀다
나중에 신랑한테 사달라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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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센터엔 낭만이 있다>

크리스마스에 뉴욕을 찾는 관광객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바로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 트리를
감상하는 것일게다 나 또한 그랬다

뉴욕여행을 앞두고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록펠러 크리스마스트리였다
해마다 TV에서 보던 그 트리를 내눈으로 직접 감상하게 되다니...
5~7th Ave와 49~52th st.사이에 있다는 록펠러센터로 가는 길은
작은 흥분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저 멀리 반짝이는 트리를 보는 순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에게 겨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에 다녀온 적이 있는 남편 말 그대로였다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이게 정말 그 트리인가' 싶다더니 정말 그랬다

길고 좁다란 트리에는 색색으로 촌스러운 전구들이 반짝일 뿐
특별할 것도 없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트리였다
그래도 뭐 유명하다니까 사진이나 찍어두자는 생각에
길을 건너 가까이 다가가니...

아.뿔.싸. 이건 짜가 록펠러,, 아니 록펠러 센터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니라
그 근처에 있는 라디오시티 뮤직홀 입구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닌가
속으로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그럼 그렇지 록펠러 트리가 나를 실망시켜선 안되지...
다시 힘차게 록펠러센터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저만치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있고
크리스마스 캐롤도 울려퍼지고 카메라 프레쉬 세례가 나는게
진짜 록펠러센터가 가까와졌다

색색의 깃발과 자신만만하게 우뚝 선 병정
그 사이로 펼쳐진 멋진 아이스링크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리가 눈 앞에 들어왔다

언뜻 세어봐도 10층건물 높이에 나무주위를 장식한 전구만도
수천 수만개는 되어 보였다
나무 맨 꼭대기에는 크리스털인지 뭔지 번쩍번쩍 빛나는 별이
럭셔리한 자태를 과시하고 있었다
(나중에 살펴보니 스왈롭스키에서 협찬한 크리스털이란다 무려 2만 5천개나~)

그래 바로 이거야
내가 생각한 크리스마스, 영화속에서 보던 바로
그 크리스마스가 여기에 있었다
뉴욕에 도착한 첫 날, 록펠러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는 순간,
난 뉴욕에 빠졌고 뉴욕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 날, 난 록펠러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러 두번 왔었다
나 혼자 한번, 그리고 일을 끝낸 남편과 만나서 또 한번...
남편과 함께 왔을 때는 멋진 라이트쇼도 감상할 수 있었다

록펠러센터 맞은편에 있는 삭스핍스애비뉴 외벽에 장식한
눈결정체랑 록펠러 입구에 늘어선 천사들,
그리고 웅장한 크리스마스 캐롤이 어우러진 라이트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라이쇼의 감동을 잠시 묻고 이번에는 아이스링크쪽으로 내려갔다
1년내내 이 날을 위해서 스케이팅을 배웠는지
모든 사람들이 다 올림픽에 나가도 될 만큼의 실력이었다
다들 어찌나 잘 타는지...

한참을 넋놓고 보고 있는데
아이스링크 가운데 한 남자와 한여자가 뭔가 대화를 주고 받으며
우두커니 서있었다
이내 남자가 무릎을 꿇고 여자에게 반지를 건넸고
여잔 놀람과 기쁨에 겨워 남자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박수치고 여자와 남자는
행복한 스케이팅을 하면서 멋진 프로포즈를 마감했다

뉴욕커의 사랑법은 그러한가보다
서로의 생활에 충실한 바쁜 연인들은 각자의 일을 마치고
잠깐 짬을 내어 티파니에서 반지를 고르고
록펠러센터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팅을 즐기며 사랑의 언약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만 있다면 누구나 영화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뉴욕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오늘만큼은 나도 멋진 영화속 주인공이다

사랑하는 그가 있고
사랑하는 뉴욕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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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튼의 잠못 이루는 밤>

뉴욕은 모든 인종이 모여 사는 국제도시인 만큼
세계 각국 요리를 맘껏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낯선 곳에선 뜨끈뜨근한 국물요리가 최고이므로
주저없이 코리아타운의 한국음식점을 찾았다

주로 소호근처엔 고급 한국음식점이 많고
코리아타운엔 저렴한 곳이 많은 것도 선택의 이유였지만
마침 회사에서 잡아준 호텔 뒷편이 바로
코리아타운(5th Ave.&32th st.)이라 위치상으로 좋았다

뉴욕 코리아타운은 LA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 작았다
우리은행을 필두로 사주팔자 보는 점집이 하나 있었고
한아름 마켓, 그리고 쫙 늘어선 식당이 전부였다
뉴욕에 사는 한인이 얼만데 너무 작다는 느낌이었지만
맨하튼의 땅값을 생각할 땐 엄청난 것이었다

인터넷에서 추천한 '큰집'이라는 식당은 대학가 삼겹살 집을 연상시켰다
입구에서부터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코트를 벗고 밥을 먹었는데도 냄새가 배었다

남편은 돌솥설렁탕, 난 보쌈을 시키고 주변을 둘러보니
손님 대부분이 한국사람이었고
길게 늘어선 기다리는 줄엔 미국인들도 꽤 있었다

돌솥설렁탕이라고 해서 돌솥에 설렁탕이 나올까 싶었는데
설렁탕 따로 돌솥밥 따로 나왔다
평소 기름이 둥둥 뜨는 국은 손도 못 대는 나였지만
이 날은 뉴욕추위에 너무 고생했던터라 뜨끈뜨끈한 국물로 추위를 녹였다

그리고 내가 주문한 보쌈이 짠~ 나왔다
싱싱해 보이는 굴, 새우젓, 따뜻한 돼지고기를
노란 배추속잎에 한입 싸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입안 가득 굴향이 퍼지는게 김장할 때마다
엄마옆에서 한입씩 받아먹던 김치속 굴맛 그대로였다

너무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었다
디저트로 수정과까지 먹고 나니 배가 불러 도통 움직일 수 없었다
사실 내가 사는 곳에서 이런 요리 맛보긴 참 힘들다
직접 돼지고기 사다 삶고 김치속 버무리고
싱싱한 굴 찾아내기 전까진 꿈도 못 꾼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배불리 먹고 나니 한결 여유가 생겼다
뉴욕은 위험해서 밤에 다니지 말라더니
맨하튼은 예외인가보다 주변 천지 관광객이다

지금시간 9시반~
자, 지금부터 뉴욕관광 제 2라운드가 시작된다
코리아타운에서 5번가를 따라 쭉 걷다가
브로드웨이 쪽으로 걸어가니 타임스퀘어를 다시 만났다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대낮처럼 환~한 타임스퀘어엔
사무실, 상점, 레스토랑, 극장, 그리고 그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광고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예전 60년대만 해도 이곳은 환락의 중심가였단다
각종 퇴폐쇼로 즐비한 이곳이 가족중심의 관광지가 되기까지
뉴욕커의 숨은 노력이 컸으리라 짐작된다

밤 11시가 지난 시간, 뉴욕커들은 지금쯤 뭘할까
주말이라면 바에서 술 한잔하면서 춤도 추고 쇼도 보고 할텐데
주중이라 치열한 내일을 위해 휴식하고 있으리라...
기나긴 하루를 보낸 나도 맨하튼의 멋진 호텔로 돌아가
꿈같은 밤을 보내야 할듯 싶다
사랑하는 나의 그이와...
근데 이렇게 아름다운 맨하튼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호텔방에서 잠이 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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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여신상은 왜 푸를까?>

뉴욕의 상징하면 가장 먼저 뭐가 떠오를까?
엠파이어스테잇빌딩? 록펠러 트리? 무너진 쌍둥이 빌딩? 센트럴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뉴욕의 대표주자는 자유의 여신상이 아닐까?

자유의 여신상을 제대로 보려면
배터리팤에서 서클라인을 타거나 헬리콥터 투어를 이용하거나
아님 스타텐 섬으로 가는 무료페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오늘은 자유의 여신상의 날로 정했으므로
서클라인(11.50불)으로 리버티섬까지 가는 첫번째 코스를 택했다

페리를 타고 야외테라스로 나가니 맨하튼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게
가슴속이 훤히 뚫리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바닷바람이 너무 차서 제대로 서있기조차 어려웠다

배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자유의 여신상이 보였다
주위사람들 모두 탄성을 지르며 여신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페리는 여신상 주위를 한바퀴 돌고 난 후 선착장에 배을 댔다
그동안 TV나 책을 통해서 숱하게 자유의 여신상을 봐 왔지만
주로 정면만 본 터라 옆이나 뒷모습은 이 날 첨으로 봤다

재밌는건 여신이 오른쪽 다리를 살짝 뒤로 빼고 서있다는거다
앞에서만 볼 땐 그냥 바로 서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발을 뒤로 빼고 있을 줄이야...
또한 여신의 머리 절반은 쪽을 지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리버티 섬에 내려 공원을 한바퀴 도는 동안 재밌는 사건 발생!
배터리 팤에서 표를 살때 사실 자유의 여신상 왕관 전망대까지
올라가려 했는데 미리 예약해야 된단다
당일 예약하면 가장 빠른게 그 담날이라니
내일 또 이곳에 오기가 힘드므로 그냥 공원만 둘러보기로 했다

그.런.데... 가이드아저씨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동안
공원바닥에 떨어진 전망대 표를 아저씨가 주워주는게 아닌가
아~ 웬 횡재람?
이렇게해서 자유의 여신상 내부까지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자유의 여신상까지 가긴 참으로 어려웠다
페리를 타기 전 벨트까지 푸는 검문을 한차례 받았는데
이곳에서 또 한번 검문을 했다

이번엔 한술 더 떠 처음 이민자들이 미국땅을 밟았을 때처럼
병역 검문인지 요상한 소리를 내는 가스 비스무리 한 것을 뿌리는
검문도 있었다

모든 검문을 무사히? 통과한 후, 엘레베터를 타고
10층 높이의 받침대 전망대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여기까지란다
나선형 계단으로 왕관까지 올라가는 길은 911이후로 출입금지란다

아~ 너무나 아쉬웠다
공짜로 얻은 행운이었는데 여기서 막히다니...
911 이전에 뉴욕을 찾은 남편도 리버티섬에 내려보긴 첨이라는데,,
그 때 볼걸 그랬다고 후회 막심이었다

무슨 일이든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카르페디엠')
그 옛날 이민자들은 자유의 여신상을 보며
맘속으로 '카르페디엠'이라고 외쳤을지 모르겠다

미국이라는 기회의 나라에서 새로운 인생을 펼쳐야겠다고,,
잘 해낼 수 있을거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을 것이다
나처럼...

자유의 여신상에서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
바로 내부에 있는 전시장이다
자유의 여신상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상세히 담고 있었는데 실물크기를 약간 축소해 놓은
여신의 얼굴과 발도 볼 수 있었다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자유의 여신상은 왜 푸를까'라는 설명인데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란다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가 미국에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은
그 재료가 동판이라,, 동이 녹슬어서 푸르게 변한거란다
동판은 주석과 구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산소와 주석이 만나면 암록색(푸른색)이 되기 때문에
자유의 여신상은 푸른색을 띠게 된거란다...^^

--뉴욕여행후기는 담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