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로 직접 가지 않고 시애틀에 들러 차를 빌려 벤쿠버로 드라이브해 갔답니다. 시애틀 렌트카비용이 생각보다 싸더군요. 일주일에 160불 정도.

14일 밤에 시애틀에 도착해서 하룻밤 자고 15일은 시애틀 시내관광을 했어요. 스페이스 니들에 올라가고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가는 정도로 마무리 했지요. 다음엔 마운트 레이니어도 올라가보고 싶네요. 15일 저녁 8시에 벤쿠버로 출발해서 9시 30분쯤 국경에 닿았는데 밤이 늦어서 그랬는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시애틀에서 5번도로를 타고 올라가다가 일몰을 보았습니다. 역시 서부라 일몰이 더 멋있었습니다. 제 디카에 그 장관이 담기지 않아서 너무아쉽더군요.

학구열에 불타는 남편이 세미나를 9시부터 5시까지 들어야 해서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저혼자 다녀야 했기 때문에 관광은 하루에 한 군데만 하기로 하였습니다.

16일은 아이들(4살, 1살) 피로도 풀겸 호텔에서 푹 자고 쉬었답니다. 저녁에 남편이 세미나 마치고 왔을때 나가서 미장원에 들러서 머리를 자르고 그 미장원에서 소개한 랍슨의 "놀부"에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미장원은 coreamedia.com 에 한인 업소록이 나왔길래 호텔에서 가까운 곳으로 골라 Keefer Place 의 "아쿠아"에 갔습니다. 거기 언니들이 상냥하고 솜씨도 좋았습니다. 제가 파마하는 동안 우리 아이들도 잘 봐주셨답니다.

음식점은 랍슨의 놀부, 장모집, Seymour의 김밥이라면에 가봤는데 다 괜찮았습니다. 특히 놀부의 해물전골은 너무 싱싱하고 푸짐해서 지금 생각해도 입에 침이 고입니다. 제가 좀 먹을게 없는 곳에 살아서 말이죠.^^ 장모집의 감자탕도 먹음직 스러워보이더군요. 저희는 순두부와 떡만두국을 먹었는데 그건 그냥 그랬답니다. 점심은 항상 김밥이라면에서 김밥과 떡볶이 등을 사가서 피크닉을 했답니다. 깨끗하고 맛도 좋았습니다.

화요일인 17일 오전에는 비도오고 해서 호텔에서 쉬다가 오후에 그라우스 마운틴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무지 비싸더군요. 케이블카 타고 올라갈때는 재밌었는데 다 가서는 조금 실망했습니다. 자연적인 멋을 살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인공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지도 못한 너저분한 풍경이었습니다. 계절이 일러서 쇼를 보지 못해서 더 시시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요일인 18일 역시 비가와서 오전에는 늦잠 자고 호텔에서 쉬었습니다. 저희가 suit을 빌렸기때문에 호텔방에서 뒹굴기가 괜찮았습니다. 오후에 스탠리파크에 있는 아쿠아리움에 갔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아이들은 많이 걷지 않아도 되어서 좋아했습니다. 이름을 잊어버렸는데 극지방에 산다는 하얀 고래를 저희 딸이 너무 좋아하더군요.

목요일인 19일 오전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스텐리 팍에 가서 점심을 먹고 아이들과 뛰어 놀았습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공원이었습니다. 자연경관도 아름답고 정돈도 잘 되어 있었습니다. 단지 주차비용이 좀 비싸더군요. 하루에 6불. 공원에 돈내고 주차해 본적이 없어서...

19일 오후에는 웬일로 남편이 오후세미나를 빼먹겠다고 해서, 혼자갈 엄두가 나지않아 못가고 있던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에 올라갔습니다. Lynn 계곡에 있는 에콜로지 센터와 서스펜션 브릿지에 갈까 하다가 저녁에 배타러갈 Horseshoe Bay가 가까운 캐필라노에 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벤쿠버에서 캐필라노 브랫지가 제일 좋았습니다. 큰 계곡위에 대롱대롱 매달린듯한 서스펜션 브릿지를 흔들흔들 건너는 것도 너무 재밌었고 아주 키가 큰 나무사이를 연결해 놓은 조금 규모가 작은 서스펜션 브릿지도 재밌었습니다. 비가 조금씩 왔는데 빗속을 뛰어서 나무와 나무사이를 건너다니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제 아들은 물론이고 1살짜리 딸도 너무 좋아하더군요.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말이죠. 저희가 뛰어다니는게 위험해 보였는지 나중에는 뛰지 말라고 방송을 하더군요.^^

19일 저녁 7시 배를 타고 홀스슈베이에서 나나이모로 갔습니다. 배안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나이모에 내려서 차로 1시간 반정도 달려서 빅토리아에 도착했습니다. 나나이모에서 빅토리아로 내려가는 길의 경치가 아주 멋있었습니다. 좀 먼게 흠이지만요.

20일 아침 아이들이 늦잠을 자서 빅토리아시를 다 구경하지는 못하고 이너하버에 가서 잠깐 놀다가 부차트가든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너하버에 데이즈인도 있고 그랜드퍼시픽 호텔도 있던데 거기서 자도 좋았을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가시는 분들 참고하셔요. 저희가 길눈이 나쁜 편인데 공사까지 하는 바람에 길을 조금 헤멨습니다. 부차트 가든은 개인소유라 도로에 안내싸인이 별로 없더군요. 혹시 저희처럼 길눈나쁘신 분들은 고속도로에서 버터플라이 가든 안내싸인을 따라가시면 된답니다.

부차트 가든, 너무 이뻤습니다. 장미 시즌에 갔더라면 그냥 거기서 눌러 살고 싶었을 것 같습니다. 전체 가든에 그윽히 깔려있는 각종 꽃향기에 상큼한 나무향이 섞여 숨쉴때마다 기분이 너무 산뜻했습니다. 비밀스러운 분위기의 일본정원도 아름다웠습니다. 제가 그 인근에 산다면 연간회원을 끊어서 틈날때마다 갈 것 같습니다. 특히 데이트를 한다면.... ^^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쌌지만 우산과 스트롤러를 무상대여 해 주어 4살짜리 아들이 아주 좋아라했습니다.

Schwarts Bay에서 4시배를 타니 밀리지 않아 좋았습니다. 거기서 Tsawassen Bay로 와서 시애틀로 출발했습니다. 미국 국경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소비하는 바람에 시애틀에 오니 저녁 9시가 다 되어있었습니다.

다음날 21일 새벽 6시 비행기를 타기위해 서둘러 공항에 갔지만 늦어서 공항에서 한바탕 쇼를 하고 떠나기 직전인 비행기 문두드려서 간신히 타고 덴버를 들러 피츠버그까지 무사히 잘 왔답니다. 애가진 분들 새벽비행기 절대 타지 마십쇼. 6시 비행기 타려면 3시에는 일어나야 하더군요. 저흰 4시에 일어났더니만 고생좀 했죠. 아침도 못 먹고..

김훈임씨가 얘기한 그랜빌아일랜드의 레스토랑 브릿지에서 저녁을 먹으며 벤쿠버 야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군요. 담엔 캐나다 서부여행을 계획해봐야 겠어요. 록키로 기차를 타고 가는 것도 재밌어 보이던데요. 밴프도 꼭 가봐야 할 곳 중의 하나라고 하니까...

밴쿠버가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