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눈팅만 하다가 저도 이렇게 맘먹고 후기 한번 올릴랍니다.
부~웅 뜬 여행기분이 가시기 전에 말이죠..^^

13년간의 결혼 생활중 처음 갖는 긴 여행이였어요..

연말에 안좋은 일도 있고 해서 별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작년에 일때문에 한번 올랜도를 다녀온 신랑이 일년 내내
디즈니 월드 노래를 하길래 이해를 못했는데
갔다 와 보니 이해가 가네요.

출발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예배를 마치고 밤 11시반에
뉴저지에서 떠나 밤새 교대 운전 25일 6시경
올랜도에 떨어졌습니다.논스탑으로 가면 17시간인데
18시간정도 걸렸네요.

호텔은 디즈니에서 북쪽으로 약 20분정도 떨어진 곳으로
프라이스라인에서 50불에 비딩하여 택스 포함 6일에 350불.
전자렌지,냉장고가 있어서 밑반찬들을 가져갔죠.

25일.
출발전에 김밥을 반찬집서 맞춰서는 밤새 운전하며
쏠랑쏠랑 먹으며 갔기에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는 설 일이
없었어요.
담날 낮쯤 되니 비도 부슬부슬 오고해서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휴게실서 전자렌지 공짜로 이용,
사발면 데워 남은 김밥이랑 먹구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가지고간 밥솥에 밥을 모락모락 지어서는
밑반찬과 함께 먹고 담날을 기약하며 일찍 잤습니다.

26일.
날이 너무 안좋았어요.일기예보를 보니 40도 정도더군요.
게다가 비까지 부슬부슬 오고..
제아무리 그래도 플로리단데 하면서 반팔에 자켓하나만
걸치고 나갔다가 얼어죽는줄 알았습니다.
뉴저지에서의 40도와는 비교도 안되게 춥더군요.
그래도 덕본것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갔었는데
사람이 별로 없어 거의 다 봤지요.

표는 이틀치를 한꺼번에 끊어서 3일째 free티켓을 받았어요

제가 젤 좋아하는 스파이더맨을 열나게 찾았는데
없더라구요..알고보니 아일랜드 어드밴쳐에 있다하데요..-_-

이곳 미씨방 회원님들은 아이가 다들 어리신지
디즈니 월드를 격찬하신 분들이 많던데
전 갠적으로 유니버셜에 홀딱 반했어요.
쉬릭,터미네이터,머미,맨인블랙..등등
제가 좋아했던 영화들과 관련된 테마들이라...
거의 정신이 나갈정도였죠.

보다가 너무 추워서 동태될것같기도 하고
저녁때도 됐는데 식당엔 사람이 너무 많고 해서
호텔로 다시 들어가 뜨끈한 사발면에 보슬보슬 밥지어서
든든히 먹고 오리털 파카에 내복에 모자,장갑까지 중무장하고
다시 유니버셜로 가서 나머지 것들도 보고
그중 재밌는것들은 다시 보기도 했어요.

27일
아침은 호텔서 밥 든든히 지어 먹고
점심은 유부초밥 싸서 베낭에 음료수랑 넣고
줄 설때 먹을 새우깡 여러봉지 넣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어젠 첫날이라 준비 못했던 여러가지들이였죠.

그곳의 젤 대표격인 매직킹덤에 가서 표를 사면서..
그제서야 하퍼티켓의 유용성을 알았어요.
가기전 이곳 게시판에서 볼땐 잘 감이 안왔었거든요.
어쨌든..이미 늦었고..
2틀치만 일단 끊어서 들어갔어요.
그래도 5불정도는 디스카운트 되더라구요.

매직킹덤은 탈것은 별로 없지만 볼거리가 정말 많고
팍 자체가 너무 아름다워서 너무 좋았어요.
특히 환타스틱 쇼는 정말 환타스틱이였고
불꽃놀이는 가히 세계 제일이라고 할만하더군요.

주차장서 들어가는것만도 셔틀버스 타고,모노레일 또 타고
트레인 또 타고..휴..너무 멀지만
그래도 저녁은 든든히 먹어야 겠기에
나와서 골든 코랄에 갔습니다.
이곳에 보니 골든 코랄 얘기는 없네요.
갠적으로 울 남편이 좋아하는 곳이예요.
스테이크부페인데 스테익 별로 안좋아하는 저도 먹을게 많아서
좋고 어른 10.99로 가격대비 배터지게 먹을수 있어 좋았어요.
다니다 보면 10% 할인 쿠폰도 많이 구할수 있구요.

먹고 들어가서 다시 불꽃놀이까지 다보고
호텔오니 밤 12시.

28일.
어제 산 표로 MGM을 갔어요.
2틀 다닌 경험으로..아침 너무 일찍 가면 붐비는것 같아
아예 9시까지 자고 든든히 먹고 12시쯤 들어갔어요.
주로 단체 관광객들이 9시에 들어와
6시면 우르륵 빠져 나간다는 울 신랑의 지론을 토대로.
이곳에서 기억에 남는 곳은 딱 하나...테러 오브 타워.
정말 건물 구석 구석 잘 만들었고 정말 무서웠어요..흑흑.

그새 눈이 간사해졌는지 매직킹덤보담은 작아서 약간 실망.

점심은 서너시쯤 가지고간 샌드위치랑
감자튀김 딸린 햄버거 사서 나눠 먹었죠.
저녁은 호텔서 해 먹구요.

29일
드뎌 스파이더맨을 만날수 있는 아일랜드 어드밴쳐로 갔습니다.
전 이곳이 너무 너무 좋아요..
12살 울 아들과 손잡고 뛰어 다니며 거의 다 탔습니다.
물론 1년중 피크인 크리스마스 연휴여서 평균 60분씩
기다려야 됐지만,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입구에서 지도를 좌악~ 펴고 젤 인기있을것 같은 곳으로 출동~
일단 fast pass 를 끊고 그동안 줄이 길지 않은것 하나 타고
fast pass 끊은것 시간 다 되면 타러 가기 전에 다른것 하나
더 끊어 놓고 타죠.
이런 식으로 타서,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헐크 롤러코스트만 빼고 다 탔습니다.

정말 내 생전에 그렇게 빠르고 높은 롤러코스트는 첨 봤네요.
보기만 해도 우엑~ 오바이트 쏠리는..크크.

눈 앞에서 왔다갔다하는 스파이더맨 3D 도 너무 좋았고
쥬라기 공원도 잘 만들었고 닥터 수스는 아기들이 좋아했을텐데
울 애들은 시시하다 했고...

30일.
이곳에서의 마지막날.씨월드에 갔습니다.
놀이기구 타는데 적응이 되버린 아들녀석과 전 좀 시시했어요.
그래도 이곳을 마지막날 코스로 택한건 잘한것 같아요.
철푸덕~ 앉아서 보는 쇼들이 많더군요..^^
말할 것도 없는 샤무쇼 하나만으로도 씨월드 입장료 가치는
충분히 됐던것 같아요.
게다가 첨으로 돌고래를 손으로 만져본
울 애들은 흥분 그 자체.

가다가 앉아서 쉬다가..또 가다가..
휴..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가 실감나는 하루였습니다.
유니버셜 free 티켓을 꼭 써야 되겠기에
5시경 나와서 저녁을 먹고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다시 유니버셜로 갔습니다.
연말이라서인지 이곳에서도 불꽃놀이를 하더군요.
그래도 불꽃놀이는 역시 매직킹덤이 최고예요.

쉬릭을 다시 보고 싶었는데 밤 10시가 되도 줄이 넘 길어
포기하고 다른 것 몇개 더 타고 호텔로 왔습니다.

31일. 마지막날.
꿈과 환상의 세계에서 5일간을 헤매다니고..
짐을 쌌습니다.정말 아쉬웠어요.
밑반찬에...밥통에..등등 짐이 많았는데
두더지 잡기,총쏘기등 게임해서 딴 집채만한 인형들때문에
갈때는 짐이 더 많더군요..-_-..
아빠 닮아 사행심 깊은 울 아들녀석때문에요..

디즈니 월드서 남쪽으로 30분쯤 더 내려가면
오랜지 파는곳이 있어요.
이곳 오렌지는 도시것과는 달라서 너무 맛있어요.
한 봉지..그러니까 앙파 10파운드짜리 빨간 그물망에
가득 담아 7.99 거든요.
6자루를 사서는 차에 가득 싣고 북쪽(?)으로 출발.

올라가다 데이토나 비취서 잠시 내려
모래가 너무 고운 보드웍에서 한참 놀았어요.
날이 쌀쌀해 수영은 못했는데
그 추위에 수영하는 백인들도 있긴 있더군요..튼튼혀..

다시 출발해서 올라오다 도저히 힘들어 노스캐롤라이나서
호텔을 잡아 휴식.
그동안 있었던 호텔이 아웃도어 수영장이라 한번도 수영을
못해서 인도어 풀이 있는곳을 일부러 택해서
피로도 풀고 하룻밤 자고 담날 저녁에 홈스윗홈에 도착.

갈땐 18시간 걸렸던 올랜도 행이
올땐 몸도 마음도 지쳐 30시간도 넘게 걸렸네요.

그래도 차에서 잘 견뎌준 12살 10살 아이들이 대견했고
거의 대부분 운전을 해준 남편 또한 고마웠어요.

무엇보다 좋았던것은 돈 주고도 못 살
좋은 추억이 생겼다는 거죠.

얼굴만 보면 숙제 했냐 부터 묻던 엄마,아빠가
같이 동심으로 돌아가 손잡고 뛰어다니며 놀이기구 타는 모습을
아이들이 오래 오래 기억할것 같아요.

갔다와서 여지껏 아이들은 엄마 아빠를 친구처럼 대하는게
후유증(?)이라면 후유증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