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 4/17 - 4/20 3박 4일 여행 자~알 하고 돌아왔어요. 아기를 신경쓰느라, 또 저희가 워낙 뮤지엄 같은걸 좀 안 좋아해서 디씨 여행코스인 스미소니언 같은 곳들은 전혀 안 간 좀 이상한 여행 후기랍니다.

4/17 (토) 기차 (앰트랙) 이용 보스턴 - 워싱턴 디씨

기차타고 보스턴 사우스스테이션에서 워싱턴 유니온 스테이션까지 8시간 정도 걸렸어요. 티켓은 인터넷에서 할인코드를 받아서 두 식구 + 아기가 편도 81불에 갔어요. 보스턴에서 출발할 때는 반 정도가 비었는데 코네티컷이랑 뉴욕에서 많이 타서 필라델피아 까지는 꽉 차서 갔고, 필라에서 디씨까지는 또 조금 비었어요.

암트랙은 중간에 많이 선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찌만 그래도 탈만하더군요. 특히 19개월 아이를 데리고 갔기 때문에 통로와 좌석이 비행기보다 넓어서 좋았어요. 식당칸도 있는데 계속 꽉 차 있어서 식당칸에 앉아 보지는 못했네요. 저희는 새벽 여섯시에 출발하느라 먹을걸 못 싸갔는데 조금 싸가도 좋을것 같아요. 기차내에서 파는건 메뉴가 너무 한정돼 있고 값이 많이 비싸더군요. 저희는 출발전에 오봉빵에서 커피랑 빵을 사갔는데 그거 마저 없었으면 안 될뻔 했어요. 식당칸이 또 예고없이 닫았다 열었다 하더라구요.

워싱턴 유니온 스테이션에 내렸는데 플랫폼은 허접하고 지저분하던데 스테이션으로 나가니까 너무 멋지고 좋더라구요.

렌트카를 했는데 마침 Hertz 는 기차역에 있는 부스가 토요일이라고 문을 닫았더군요. 그래서 택시타고 허츠 오피스까지 가야 했어요. 저희같은 실수를 하지 마시고 꼭 기차역에 오피스가 있는지, 도착하시는 날 오피스가 여는지 확인하세요.

렌트카를 타고 예약해둔 호텔 (Holiday Inn Bethesda) 로 갔어요. 다운타운에서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도착하니까 시간이 어정쩡해서 (4:30 정도?) 아난데일 한식집들이 맛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난데일 (버지니아) 로 출발. 아버님이 같이 합류하신 거라서 식사를 거의 한식으로 했네요.

아난데일까지도 30분 정도? 거기에 가서는 어디에서 먹어야 할지 모르다가 어떤 갈비집 (꽤 큰 집이었는데 이름이 잘 생각이 안 남) 에서 먹었어요. 설악 어쩌구였던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음식 맛은 그저 그랬던 것 같네요. 식사를 마치고 딱히 할게 없어서 근처에 있는 노래방에 가서 한시간동안 놀고...

4/18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 근처에 있는 빵집 La Madeleine 에서 아침을 먹었어요. 오믈렛은 별로였고 들은 소문데로 빵 (특히 크로아상) 은 정말 맛있더군요. 분위기도 밝고 좋았어요.

전날 택시타고 렌트카 픽업하러 가면서 다운타운 구경은 휙 (저기가 화이트하우스다 등등) 했기에, 그리고 아기가 있어서, 디씨 다운타운 구경은 그냥 제껴 버리기로 하고 화이트 하우스가 보이는 잔디밭 (ellipse 라고 하는데더라구요) 에서 아이스케키 하나씩 먹으면서 아기 사진이나 좀 찍어줬어요.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근처에 파킹은 꽤 많이 있더군요. 곳곳에 벚꽃이 보이긴 했는데 많이 진 것 같아서 좀 아쉬웠어요.

오후에는 뭘 할까 하다가 바닷가를 구경하려고 한시간정도 거리인 애나폴리스까지 갔어요. (또 아기가 잠이 들어서 차태워서 낮잠 재우려고) 거기에 가보니까 바베큐를 할수 있게 돼 있길래 바베큐 광인 저희 남편이 슈퍼에 가서 소세지랑 차콜을 사 오더군요. 그거 구워서 먹고 아기는 모래사장에서 놀고, 또 옆에 보니까 놀이터도 있어서 거기에서 거의 한시간을 그네 태워주면서 보냈죠. ㅠ.ㅠ 바닷가가 그리 예쁘진 않았지만 애들 데리고 가서 놀기 좋게 해 놨더라구요. 모래사장도 있고, 잔디밭도 있고, 놀이터도 있고, 피크닉 테이블도 있고...

저녁에는 볼티모어로 가서 게를 먹으러 갔어요. 가면서 레스토랑에 전화를 해서 jumbo crab 을 시키는데 2더즌을 할거냐고 물었대요. 남편이 멋모르고 알아서 해 달라고 하고 (영어가 짧아서 잘못 들은줄 알고) 갔더니 정말 2 더즌 (24 마리...) 을 주더군요. 어른셋에 아기 하나인데 한사람 앞에 여덟마리를 먹으라고??? 저희는 반정도 밖에 못 먹고 (맛은 정말 있더군요) 그것도 나중에는 다리는 아예 뜯어먹지도 않고 몸통에 있는 맛있는 살만 조금씩 발라먹고, 어쨌든 아까웠지만 아버님 출장비로 내주시는 거라서 그나마 다행... 다른분들 가실때 절대 2 더즌 시키지 마시고 한사람 앞에 네다섯 마리 정도면 먹고도 남을 거에요.

4/19 월요일

이 날이 아마 저희의 여행 중 하이라이트이지 않을까 싶네요. 아버님은 아침 일찍 일땜에 디씨에 가시고 저희는 느지막히 나가서 동물원 (National Zoo) 에 갔어요. 파킹 때문에 차를 놔두고 갈까,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냥 타고 가기로 했는데 가 보니까 파킹이 많이 있더라구요. 파킹비는 7불인가 그정도 나온것 같아요.

일단, 제일 좋은 건 동물원 입장료가 공짜라는 거였어요. 그리고 저희는 아이가 좀 어려서 너무 크면 안 좋을것 같았는데 다행히 그리 크지도 않더군요. 그래도 원숭이, 호랑이, 곰, 팬다곰, 기린, 코끼리, 등등 재미있는 동물들은 다 있었어요. 물에서 사는 물개, 거북이, 수달, 등도 있어서 잠시나마 그놈들을 구경하면서 더위를 식힐수도 있었구요. 날씨가 너무너무 더워서 좀 힘들었지만 그나마 오전에 가서 (10시쯤 도착, 1:30쯤 떠남) 나았던 것 같아요.

한가지 아쉬웠던 건 점심을 먹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어요. 동물원 내의 식당이 두개인가 있는거 같은데 그중 하나가 문을 닫아서 그런지 열려있는 곳은 줄이 너무너무 길었고 별로 맛있는것도 없더군요. 햄버거, 핫독 정도. 그래서 저희는 그냥 배고픔을 참고 안 먹었어요. ㅠ.ㅠ
곳곳에 벤치가 있으니까 점심을 싸가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적어도 아이들이 먹을 빵 정도.

어쨌든 동물원 규모도 그리 크지 않고, 전시(?) 가 잘 돼 있어서 알차게 잘 보고 왔어요. 19개월 딸아이도 너무너무 좋아했구요.

참, 입구에서 지도를 1불에 파는데 그거 사실 필요 없어요. 군데군데 지도가 잘 돼 있거든요.

동물원에서 나와서는 우래옥에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Pentagon City, VA) 소문대로 맛이 별로 없고 값만 비싸더군요. 김치도 넘 맛없었어요. ㅠ.ㅠ

점심 먹고는 마땅히 할일은 없고 너무 더워서 한국시장 구경하려고 (보스턴은 한국시장이 너무 나빠서) 다시 아난데일로 갔어요. 거기서 제일 커보이는 한국시장에 갔는데 (이름 까먹음) 좀 실망이었어요. 음식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고 규모는 정말 컸지만 캐쉬어랑 주인아저씨가 너무너무 불친절하더군요. ㅠ.ㅠ

그러고는 팥빙수가 갑자기 먹고 싶어서 일미부페 옆에 있는 신라제과인가 어쨌든 빵집에서 팥빙수를 맛있게 먹고 (거기 깨찰빵 맛있더군요. 샘플도 많이 있구요 ^^) 좀 쉬다가 다시 디씨쪽으로 가서 드라이빙을 좀 즐겼어요. 근데 평일 퇴근시간이 되니 차가 엄청나게 막히더군요. 디씨에서 일이 끝나신 아버님을 픽업해서 호텔로. 이날 저녁은 Bethesda 에 있는 Hinode 라는 일식집에서 먹었어요. 한국식 일식집이더군요. 음식이 그리 맛있지는 않았지만 (보스턴 회 맛에 길들여져서...) 주인아주머니가 친절하게 잘 해 주시더군요. 이것저것 반찬도 많이 주셨고, 아기 놀으라고 연못(?) 에 있는 물고기한테 먹이도 주게 하시고요. 아이들 데리고 가시면 연못 옆 자리에 앉으세요.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더군요. 어항이랑 또 틀려서...

4/20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차타고 Wisconsin Ave. 를 따라 시내로 들어오면서 옆에 무슨 Pancake House 인가에 갔어요. 호텔 책자에 나와 있어서... 좀 안쪽에 들어가 있는데 식당도 깨끗하고 식당 주변이 무슨 아파트인지 너무 예쁘게 해 놨더군요. 꽃도 많이 심어놓고 분수 같은것도 있구요. 팬케잌도 맛있었어요. Bethesda 에서 Georgetown 대학 근처로 가는 길에 있어요.

Wisconsin Ave. 를 따라서 가다 보면 백화점이 몇개 있고 쇼핑하기 좋더군요.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죠. ^^ Saks Fifth Ave 에 가서 어머님 생신/어버이날/결혼기념일 몽땅 엮어서 선물 하나 사 드리고 나머지는 아이쇼핑. (Saks 남자/여자 백화점 건물이 따로 있어요) Neiman Marcus 가 있는 쇼핑몰이 갤러리아 인가 하는 몰인데 상점은 많지 않지만 예쁘게 돼 있더군요. 미씨방에서 인기있는 Loehmann's 랑 Filene's Basement 도 다 같이 몰려 있어요. ^^

쇼핑을 마친후 다시 아난데일로 가서 일미부페에 갔어요. 점심이라서 많이는 먹지 못했지만 푸짐하게 먹을게 많더군요. 고기가 약간 달긴 했지만 맛있었어요. 값도 별로 비싸지 않아서 처음부터 여기서 먹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더군요. 점심을 먹은후 아버님은 Dulles 공항으로 한인택시 이용, 저희는 Baltimore 공항으로 렌트카로 갔어요. 아난데일에서 볼티모어는 한시간 좀 넘게 걸렸던 것 같네요.

돌아올때는 볼티모어에서 보스턴까지 Air Tran 을 타고 왔는데 일인당 41불. 너무 싸죠?

이상 워싱턴 디씨 여행 후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