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몽블랑 펜을 이번 주말에 남편이 잃어버렸네요. 늙어서 그런지 똘똘하던 남편이 이젠 허구헌날 잃어버리는게 일입니다. 정황상 누가 집어간거 같은데 증거가 없으니 어쩌나요..

해서 어디 얼마나 잘났기에 볼펜이 이름까지 가져다 지었나 좀 보자 하고 오늘은 몽블랑으로 떠납니다. 산세가 점점 험해지는듯이 보아는가 싶더니 터널 하나를 빠져 나오니 갑자기 흰세상으로 바뀌어 있어요. 순간 나니아 연대기가 떠올랐습니다. 좀전까지 늦은가을 이었는데 산이건 나무건 세상이 온통 하얗네요. 크리스마스 옆서에나 나올법한 그런 장면이 계속 됩니다.

몽블랑 산은 높이 4800미터 정도로 이태리와 경계를 하고 있어요. 몽블랑 산맥에 12키로정도되는 긴 터널을 뚫어 터널을 나오면 바로 이태리 국경입니다. 반대로 이태리쪽에서 오면 터널 지나자 마자 프랑스 국경이 되는거지요. 이 터널을 지나는 값이 왕복요금 54유로입니다. 원래는 두개를 뚫어 일방통행 하려고 했는데 자금사정으로 하나만 뚫고 터널안 2개 차선을 양방향에서 하나씩 이용하고 있습니다. 통과요금은 이태리랑 서로 반씩 나눠먹는거 같았어요. 어쨋든 이태리 쪽이든 프랑스 쪽이든 절경은 이루 말할수가 없네요

터널 바로전 프랑스쪽에 Chamonix 라는 조그만 관광 도시가 있습니다. 터널을 지나 이태리쪽에 가지 않으시더라도 이곳은 꼭 와보시라고 하고싶어요. 레스토랑도 많고 쉬면서 바로 코앞에 펼쳐진 알프스를 보는데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짙은 안개가 바람을 따라 너울대며 산을 휘감는데 갑자기 산정상까지 너무나 선명하게 보여주다 곧바로 산전체를 짙은 안개로 감추곤 하는 밀당을 내내 하더라구요. 이태리쪽으론 경사로에 조성된 Entreves라는 중세에 지어진듯한 아주 오래된 작은 마을이 있는데 이곳에서의 경치도 절경입니다. 이쪽은 프랑스쪽보다 경사가 더 심하고 몽블랑 옆 산 정상까지 케이블 카들이 운행을 하더라구요. 스키어들이 찾는 명소중 하나랍니다.

Chamonix 기억해 두셨다가 겨울에 꼭 한번 다녀오시면 즐거운 기억이 될듯 합니다. 게다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아주 가까워서 부담이 덜 할거에요. 프랑스 쪽에서 본 몽블랑을 영원히 못잊을듯 합니다..사진은 이태리 국경에서 찍은 사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