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질문방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후기 남깁니다.

저희는 동부 버지니아 출발인데 미국쪽 공항은 너무나 한산했어요.

가는 비행기는 일등석만 꽉 차 있어서 오히려 더 위험해 보였고 이커너미석은 저희 네 가족 빼고 열명도 채 안탔더라구요.

칸쿤 공항 로비에는 여행사 호객 행위하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고

몇 번이나 붙잡는 사람들을 마다하고 공항 문을 나오니 코스코 사인을 들고 있는 직원이 보였어요.

이것 저것 자꾸만 하라고 권하길래 다른건 필요없고 빨리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니 바로 출발했어요.

저희 짐에 세니타이져 스프레이를 뿌리고 나서 차에 실어주고

차에 타기 전에 저희에게도 세니타이져를 내밀었는데 우리는 우리 걸 쓰겠다고 말하고 그렇게 했어요.

코스코 여행 패키지 중 문펠리스, 하드락, 옴니 중 고민했는데

가족 취향이 호텔 시설이나 풀 보다는 비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옴니로 결졍했어요.

하드락은 종일 시끄러운 음악이 들린다고 해서 패스했고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5박6일 4인 가족 2900불에 프라이빗 차량 가격 27불 더했어요.

어떤 분이 댓글에 옴니가 막 고급은 아니어도 그냥 괜찮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딱 맞더라구요.

변기도 한번 막히고 전등도 고장나고 헤어드라이기도 작동이 될까 의심될 정도로 올드하고

서랍도 덜컥거려서 열고 닫는게 조금은 불편했지만 전화 해서 부탁하는건 10분 안에 바로바로 사람 보내서 

모든 직원이 너무 친절했고 아시안 가족이 저희 한가족 뿐이어서 그런지 바로 알아보고 이름이랑 드링크 취향도

외우는 등 신경을 많이 써주었어요.

식당에 가서 줄 서는 일 없을 정도로 한산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레스토랑은 두 곳만 풀로 가동하고 가장 고급인 다빈치와 라비타는 일주일에 이틀 저녁에만 오픈되서

미리 예약해서 두 곳 다 가봤고 스시바는 이틀에 한번 오픈했는데 괜찮았어요.

호텔 웹사이트에는 고급 식당은 드레스코드가 까다롭고 나이 제한도 있었는데 가보니 반바지 입고 오는 사람도 있고

어린 아이도 데리고 들오더라구요. 코로나 때문에 융통성있게 하나봐요.

어느 호텔은 아침에는 캔푸드들이 나왔다고 컨플레인 하던데 옴니 음식들은 신선하고 맛있었어요.

아침은 라팔로마에서 부페식으로 먹었는데 칸막이 쳐놓고 직원들이 달라는대로 담아주는 식이었어요.

한쪽에서는 주문하는 대로 바로바로 오믈렛이며 타코 등을 만들어 주었고요.

음식을 가지러 갈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했고 마스크 안쓰고 갔다가 쫓겨나는 사람도 있었고요.

로컬 오렌지로 막 짜낸 오렌지 쥬스가 너무너무 맛있어서 아침마다 행복했네요.

아침 메뉴는 날마다 비슷했지만 저녁은 날마다 바뀌었고 비치 바로 앞에 있는 피나콜라다에서도

저녁마다 그릴, 타코 피에스타 등 행사가 있어서 음식이 다양해서 지겹지 않았어요.

비치 라인 산책하면서 몇몇 호텔들 살펴보았는데 다른 호텔들은 비치에서 바로 갈 수 있는 레스토랑은 없더라구요.

옴니는 피나콜라다가 있어서 비치에서 뒹글거리다 배고프면 가서 간식도 먹고 너무 편하고 좋았어요.

멕시코가 원래 그런지 아니면 옴니 호텔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음식이 전체적으로 짜지 않아서 너무 좋았고

디저트류도 많이 달지 않아서 너무 맛있더라구요.

미국에서 외식을 하면 늘 속이 더부룩해지고 갈증이 심하곤 했는데 옴니 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소화도 잘 되고 갈증도 없어서 너무 좋았어요.

아침마다 로비 카페에서 가져다 비치에서 먹는 모닝 케이크!! 예쁜 바다 보며 먹는 그 맛!

일상의 모든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주었어요.

오징어, 문어, 생선류, 홍합요리 등이 너무 맛있었고 특히 그렇게 부드럽고 맛있는 오징어는 처음 먹어봐요.

고기류가 좀 약하긴 했지만 비프 타코는 맛있었고 마지막 밤에 피나콜라다에서 타코 피에스타를 해서 

멕시칸 소스류가 너무 맛있어서 스페니시를 잘 하는 딸아이가 주방장에게 물어서 레서피를 받아왔네요.

바다는 동쪽이라 일출이 너무 예뻤고 시간 시간 색을 바꾸며 아름답게 출렁였어요.

날씨는 내내 좋았는데 78도 정도였고 바람이 많이 부니 생각보다 쌀쌀하게 느껴져서

풀보다는 비치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그래서 옴니를 선택하길 더 잘했다 싶어요.

희안하게 아침에 해가 쨍 나면서 바다가 따뜻하더라구요.

오후 되면서는 바닷물도 차가와지고 해가 구름에 가려지면 비치 타올을 덥게 만들만큼 쌀쌀했어요.

햇볕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썬크림을 많이 안발라도 됐고요.

남편과 아들은 Xplore 에 하루 다녀왔는데 버스에 열다섯명 정도 타고 갔고

한가해서 집라인이든 뭐든 하고 싶은건 다 두세번씩 했다네요. 역시 리뷰대로 밥이 정말 맛있었다고 해요.

Xelha 로 갈까 고민했는데 남편 말이 마스크를 써야하는 상황이어서 물놀이가 많은 Xelha 보다는 Xplore에

가기를 잘한것 같다네요.

금요일 마지막 날 호텔에서 그냥 쉴까 여인의 섬에 가볼까 고민하다가 다녀왔는데

너무 후회스러웠어요. 가는 페리는 비교적 한가했지만 돌아오는 페리는 줄 서는 것부터 완전 북세통.

소셜 디스턴스고 뭐고 다닥다닥 붙어서 줄 서서 한참 기다렸고 페리도 거의 꽉 차서 돌아왔어요.

코로나때문에 돌아오는 페리는 오후 1시, 6시 두번 밖에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다운타운으로 가는 페리는 시간 시간 많았지만 거기도 사람 많기는 마찬가지였고요.

페리에서 내려 세니타이저 비를 맞고 통로를 통과시키길래 안전에 신경 쓰나보다 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불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길도 북적북적하고 비치도 생각보다 특별한건 없고 골프카 타고 한바퀴 돌며 바다 끝에서 보았던 경치는

좋았지만 섬 전체에 골프카 매연 냄새가 강하게 진동하고 화장실도 불편해서

코로나가 아니어도 별로 매력이 없는 곳이다 싶었어요.

하지만 호텔에만 머물렀다면 볼 수 없었던 멕시코의 리얼한 모습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섬을 개발하지 않고 쓰레기가 뒹굴게 방치해두는 멕시코 정부가 이해가 되지를 않았어요.

새삼 우리나라의 제주도가 자랑스러웠고 코로나가 끝나면 아이들을 데리고 꼭 제주도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호텔 로비에 간혹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거나 코를 다 내놓고 입에만 마스크를 대충 걸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들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했고 풀 자쿠지에 마스크도 쓰지 않고 빼곡히 들어 앉아 있는 등

안전을 신경 쓰지 않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지만 호텔에서는 내가 조심하면 안전하게 있을 수 있었어요.

옴니 호텔에는 대부분 미국에 살고 있는 멕시칸, 미국 사람들, 인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대 4명까지 탈 수 있다고 안내표가 붙어 있는 엘리베이터지만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타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말 안해도 서로 그렇게 하고 말하면 이해해주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어요.

공항이나 비행기 화장실 들어가기 전에 세니타이저 스프레이를 먼저 뿌리고 몇 초 기다린 후에 들어가 사용했고

사람이 많았던 여인의 섬 선착장이나 액티비티 버스, 사람 엄청 많았던 돌아오는 길의 칸쿤 공항, 비행기에서는

마스크에 쉴드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연말연시에 칸쿤 여행 계획 하시는 분들 계시다면 쉴드와 세니타이저 스프레이 꼭 챙겨가시고

호텔에만 머무시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여인의 섬은 정말 말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20주년 결혼 기념일을 그냥 넘기기가 아쉬워서, 또 겨울 여행 가본 적이 없어서

어디 캐빈 예약해서 일주일 쉬다 오려고 알아보다가 농담으로 한마디 던진게 결국 칸쿤까지 가게 되었는데

저희 가족은 2주간 격리 철저히 할 예정입니다.

어디든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 안전히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