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로 다녀왔구요, 운전하느라 이틀을 꼬박 까먹었으니 실제로 구경하면서 돌아다닌건 4일 정도 되네요.  시간 순서대로, 편안한 말투로 후기 남겨봅니다.

자동차

총 2,000 마일 정도를 운전을 해야될걸로 예상이 되어서, 평소 타고다니는 미니밴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감가상각비 고려해서 그냥 렌트하기로 함.  덕분에 새차 냄새가 폴폴 나는 렌트카 타고 돌아다녀서 기분이 좋았어요.  

숙소 정하기

이게 참 고민이 많이 되던 부분이었음.  여행 계획을 약 2주 전에 세우고 결정하는 바람에, 공원 내의 숙소를 예약하기가 굉장히 힘들고 스트레스 였는데, 결국에는 출발 이틀전에 간신히 해결이 됨. ㄷ ㄷ ㄷ 여기저기 리서치를 해 보니 공원 내에서 묵는게 시간 절약되고 좋다고 하던데, 전적으로 동감.  다만 원래 생각했던 여행계획과는 다르게 숙소가 어떻게 결정이 되느냐에 따라 동선이 바뀔수도 있고, 가격도 상당히 비쌈.  첫째 둘째날은 Old faithful inn, 그리고 셋째 넷째날은 Canyon lodge로 예약을 함.  택스포함 하룻밤에 평균 $370 정도.  공원 밖의 숙소도 대부분 $200을 넘어감.  공원 내의 숙소를 이용하실 분들은 예약 사이트 매일 매일 방문해서 하루에 수십번씩 수시로 확인을 하면 군데군데 자리가 나긴 납니다.  하지만 Old faithful inn 같은곳은 여러날을 붙여서 예약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음식

후기들 읽어보니 공원내에 먹을만한 곳이 몇군데 안되고, 딱히 맛있는것도 아닌것 같아서, 음식은 해먹기로 결정을 함.  공원 웹사이트에 가보니 피크닉 하는곳이 공원 내에 여러곳이 있는데, 가스 스토브 (부루스타?), 챠콜 그릴 다 허용된다고 해서, 조그마한 그릴이랑, 불 피울 챠콜, 기타 그릴 장비 바리바리 다 싸깆고 감 ㅋㅋ.  그리고 가스 스토브랑 캠핑용 냄비도 몇 개 챙겨감.  음식은 칠리, 키누아 샐러드, 닭가슴살, 엘에이 갈비 등등을 출발하기 전에 준비했고, 햄버거 만들어먹을 갈은고기, 칠리도그 만들어 먹을 핫도그, 빵, 아침으로 먹을 오트밀, 각종 과일들, 계란, 치즈, 요거트 등등, 당연히 한국음식도 먹어야 되니까 컵라면,  햇반, 캔에 들어있는 깻잎 멸치 참치 같은 반찬들도 준비를 해서 갔어요.  일회용 접시, 컵, 수저, 포크 등등을 챙겨가서 아주 유용하게 썼습니다.  모든 음식들은 푸드세이버로 진공포장을 해서 쿨러 두개에 나누어 넣어 갔는데, 가는동안 자주 열어보는 쿨러에는 잘 상하지 않는 음식들, 그리고 숙소 도착할때까지 안열어도 되는 쿨러에는 고기처럼 쉽게 상하는 음식들을 넣어갔습니다.  

기타

옷은...일기예보를 보니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해서 제대로 챙겨가기 힘들더라구요.  땀나면 바로 마르는 기능성 레이어, 그 위에 겹겹이 입을 수 있는 셔츠, 장갑, 모자, 그리고 방수 방풍 잘 되는 윈드브레이커.  등산화, 울양말 등을 챙겨갔어요.  울양말 아주 유용하게 썼습니다.  하이킹 많이 할 것 아니면 등산화는 따로 안챙겨도 될 것 같더군요.  모기 많습니다.  모기 스프레이는 꼭!꼭! 챙겨가야 하고, 선블락도 꼭 필요함.  베어스프레이는 REI에서 $30 정도 주면 살 수 있는데, 좀 아깝더라구요.  캐년 빌리지 입구에 가면 베어스프레이 렌트 해줍니다.  그리고 딸랑딸랑 거리는 방울같은 물건 하나 챙겨오면 하이킹 할때 곰에게 미리 "나 여기 있수" 하고 알려주는 효과가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공원 내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사용이 잘 안됩니다.  몇몇 숙소에 가면 LTE가 잡히기는 하는데, 너무너무 느리고 중간에 툭툭 잘 끊어집니다.  가능하면 모든 정보를 출발하기전 사전에 다 챙겨가시고, 못챙겨간 정보는 비지터 센터에 가서 얻으세요.  스마트폰 붙들고 검색하다가 괜히 놀러가서 타지에서 홧병 생길지도 모릅니다.  20년전 쯤 모뎀으로 인터넷 접속하던 시절의 그 속도...ㅋㅋ

2. 첫째날

라스베가스를 베이스캠프로 삼고 거기서 출발을 했어요.  아침 6시에 간단히 베이글 먹고 출발해서 솔트레이크 시티 가기 전에 프로보라는 동네에 들러서 간단히 점심 해걸하고, 다시 6시간 정도 더 운전해서 Old faithful inn에 현지 시각으로 7시 30분 정도에 도착을 했습니다.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계속 15번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면 아이다호가 나오는데, 아이다호는 유타와 다르게 산과 들이 온통 녹색이어서 정말 이뻐요.  이 구간은 별로 지루하지도 않고 창밖 경치 구경하니 시간이 금방 가더군요.  그리고 서쪽 입구로 들어가게 되면 West Yellowstone이라는 조그마한 마을을 지나게 되는데, 평범하고 아주 조그만 타운 입니다.  거기서 지나가면 바로 공원 입구가 나오고 입구 들어가면서 부터 와~ 소리가 나오게 이쁩니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강이랑, 산이랑.  Madison 지나고 8자 아랫부분에 접어들어서 Old faithful inn 까지 가는길은 ��을 잃고 쳐다보았네요.  저녁 해질무렵이어서 그런지 강물의 색깔이나 햇�騈� 특히 아름다웠습니다.  하얀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간헐천들, 풀밭에서 한가롭게 풀 뜯어먹던 바이슨 한마리, 이런 모든 낮선 풍경들이 옐로스톤이라는 공원에 와있다는걸 실감나게 하더군요.  

오랜시간 운전을 한 탓에 다들 지쳐서, 대충 짐을 풀고 저녁은 햇반이랑 컵라면으로 대충 해결을 한 다음, 8시 50분으로 예정이 되어있던 old faithful geyser의 분출을 감상하러 나감.  숙소에서 불과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라서 옷도 대충 입고 나갔더니, 모기떼들이 ㅠㅠ  거기 잠깐 서서 4-5분 정도 본 것 같은데 모기 3방 물림.  간헐천의 분출은...유투브로 보던 것 보다 실제로 보니 훨씬 더 웅장하고 멋졌구요, 정말 신기하더군요.  숙소는....건물이 아주 고풍스럽고 멋져요.  나이드신 분들이 단체로 오셔서 묵으시나 보던데, 꽤나 북적거립니다.  방에는 티비 없구요, 저희가 묵었던 방에는 냉장도고 없어요.  방문 열고 들어가는 키도 카드가 아닌 쇠로 만든 열쇠.  샤워시설은 현대식 입니다.  물도 잘 나오고.  밤에 온도가 40도 아래로 내려가는데, 히터 때문에 추운줄 모르고 편하게 잘 잠.

3. 둘째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식구들 각자 취향에 맞는 아침을 먹고, 먹을거랑 옷가지 챙겨서 본격적인 관광(?)애 나섬.  오늘은 8자 아래를 둘러보는 날.  

가장 처음 간 곳은 Grand prismatic spring overlook.  여기는 Grand prismatic이 위치한 midway basin에 주차를 하는게 아니고, 거기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fairy falls 주차장이 있는데 여기에 차를 세우고 약 1마일 정도 산등성이로 하이킹을 하는곳.  그랜드 프리스매틱은 아주 가까이서 봐도 멋있지만, 위에서 보면 파란색과 주황색이 신비로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더 잘 볼수가 있을것 같아서 이곳에 올라가서 보려고 한건데, 아침에 너무 일찍 올라갔더니만, 아직도 공기가 차가워서 뜨거운 물과 만나서 생기는 수증기가 온 사방을 뒤덮고 있었음 ㅠㅠ.  그래도 대충 색깔이 나타나긴 하는데, 사진에서 보던 그런 수증기 하나도 없는 깔끔한 장면을 상상하고 갔던 식구들 모두 실망.  여기 올라오려면 낮이나 오후에 올라와서 수증기를 피하세요.  약간 실망을 하긴 했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랑 주변의 풍경들이...그냥 와~ 와~ 말고는 달리 표현을 할 방법이 없더군요.  

그 다음 목적지인 Norris basin을 향해 가면서 "여기 갔다가 나머지 basin에 있는 geyser들을 내려오면서 구경해야지"  했는데, 여기서 계획이 약간 꼬여 버립니다.  6월 하순이라서 관광객들이 한여름처럼 많지는 않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ㅠㅠ  Norris 들어가는 입구에서 거의 30분 교통체증.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다시 30분 정도를 기다려 봤는데, 차량의 행렬이 줄이들 생각을 안함.  그래서 포기하고 다시 아래로 내려감.  fountain paint pot을 들러봤더니 여기도 주차할곳 없음, grand prismatic 여긴 더 복잡함..그래서 그냥 일찌감치 점심을 먹기로 함.  

앞에 "출발전 준비"에 언급한 것 처럼, 옐로스톤, 그랜드 티톤 공원 내의 피크닉 장소에서는 가스스토브나 본인이 가져간 그릴 사용 가능.  강가 바로 옆에 위치한 피크닉 장소를 골라서 ��불 피우고 가져간 고기로 햄버거 만들어서 먹었는데, 주변 경치가 좋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구석 구석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것도 재미있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곳에서 세상 근심 걱정 잠시나마 잊고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 만들어 먹는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점심먹고 좀 쉬다가 8자 아랫쪽 오른쪽 방향에 위치한 west thumb으로 향함.  여기는 그래도 왼쪽에 있는 간헐천들 보다는 덜 복잡해서, 잠시 기다렸다가 주차할 곳을 찾음.  호수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커요.  색깔도 짙은 푸른색이라 이쁘고, 뒤에 병풍처럼 펼쳐진 눈덮힌 웅장한 산들도 멋있구요.  보드워크로 약 1마일 정도를 걸으면 되는데, 중간중간에 있는 가이저도 색깔이 예쁩니다.  다시 한 번 더 들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한번밖에 못보고 온게 아쉬워요.  

다음은 호수가 어디까지 펼쳐��는지 보려고 계속 동쪽 방향으로 이동을 했는데, 호수를 바로 옆에 끼도 도는 도로가 인상적입니다.  레이크 호텔이 잠깐 들러서 구경하고, 다음날 밥 해 먹을 호수 바로 옆 피크닉 장소도 물색해 두고서, 다시 숙소가 있는 8자 아래쪽 왼쪽방향으로 이동을 합니다.

오후 늦은시간쯤 되어 Norris를 다시 방문해 보니 이제서야 주차할 자리가 생기네요.  내려가서 보드워크 한바퀴 돌고, 스팀보트 가이저가 혹시 분출할까 두근두근 하며 구경을 했는데, 조용~하더라구요.  마지막으로 분출했던게 6월 15일 이라고 했던것 같네요.  

그리고 내려오면서 Gibbon falls 들러서 구경하고 사진찍고, 아까 점심먹었던 곳에 다시 들러서 숯불 피운다음 양념해갖고 간 갈비 실컷 구워먹고 강가에 발담그고 놀면서 낚시하는 사람들 구경하다가 숙소에 돌아와서 다들 골아 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