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한국에서 기수련 받은 적이 있었는데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뿜어내는 붉은 산을 담은 액자에

세도나라고 적혀 있었고 그 때부터 언젠가는 꼭 가보리라 다짐했던 그 곳을 이번 메모리얼 연휴에 다녀왔습니다.

캘리에서 운전하고 가기에 너무 먼 곳이라 가서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멀리 세도나의 레드락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저희 가족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숙소는 여행 블로그를 뒤지다가 해피하우스라는 한인 민박 집을 찾아내서 예약했습니다.

87년 대학가요제 출신이고 저처럼 70-80 세대에게 익숙한 노래 칵테일 사랑을 부르셨던 가수 신 윤미씨가

남편과 함께 오랜 뉴욕 생활을 청산하고 정착하셔서 운영하시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평소 민박을 선택하는 이유는 촌스럽지만 한식을 한 끼라도 먹을 수 있다는 것과 민박집 사장님이나

함께 묵으시는 분들과의 정보 공유 때문인데 해피하우스는 모든 것을 만족시켜 주는 행복한 곳이었습니다.

일단 위치는 베란다에서 세도나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어서 접근성과 뷰가 훌륭했고

한식집이 없는 세도나에서 아침을 든든하게 한식으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청결하고 편안했구요.

사실 세도나 관광은 이틀째 하루 뿐이었는데 남자 사장님께서 관광 지도에 친절하게 표시해 주신 곳을

순서대로 다니다보니 시간이 모자라게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홀리 크로스 - 벨락(중턱 정도에 명상하고 기받는 포인트까지 등반했슴) - 캐서드럴락 - 점심 식사 후 웨스트세도나

인첸트호텔(호텔 안까지 들어가서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전경도 멋있슴) - 크레스트 문(계곡물이 흐르는 곳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음) - 노스 세도나 계곡을 지나 저희는 좀 오버해서 플래그스태프까지 다녀왔음

간간히 내려준 비 덕분에 쌍무지개 포함 세 쌍의 무지개도 보고 정말 가는 곳마다 탄성이 나오고

벌써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입니다..

캘리로 돌아오는 길에 사장님께서 추천해 주신 곳을 다 들렀는데 제롬, 왓슨 호수도 색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여행 전에 저랑 남편이 많이 아팠었는데 정말 힐링이 된 여행이었고 무엇보다 해피하우스에서의

좋은 추억으로 마치 친정언니 오빠들과 맘껏 수다떨고 돌아온 느낌입니다.

덕분에 남편에게 좋은 여행지와 숙소 선택으로 칭찬 엄청 듣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