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캐나다 밴쿠버.
우리나라는 한번 밖에 못해본 올림픽이
캐나다로는 2010년까지 치면 벌써 세번째.
이거 부산 올림픽이라도 개최해서 한국 경제를 다시 살려봐야 할텐데...
아자아자, 힘내자 코스피!!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과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까지 치른욕심장이 캐나다가
평창을 따돌리고 2010년 올림픽에 당첨이 되었으니...
처음엔 "흥!"했지만, 휘슬러를 둘러보고 난 소감은
"그래 너네 할만 하다..."라는 꼬리내린 결론.
보이는 산마다 스키장 리프트가 준비되어 있고
높은 산꼭대기마다 여름이란 계절을 비웃듯이 하얗게 만년설을 뒤집어 쓰고 있어
1년내내 스키어들을 유혹하니(정말로 한여름에도 스키를 탄답니다)
용평스키장 하나만 믿고 덤빈(나름 선전을 했지만) 평창을 무색하게 한다.

사실 2010년 동계올림픽 후보 도시는 오스트리아 짤츠부르크,한국의 평창,캐나다 밴쿠버
이렇게 세개였는데 1차투표때 평창이 1위, 3위인 짤츠부르크가 탈락,
2차 투표로 짤츠부르크를 지지했던 투표자들이 밴쿠버를 밀어주면서
아쉽게도 평창이 고배를 마셨다는...
순순하게 자연지리나 숙박시설 등의 여건만 보고 투표한게 아니라 
IOC내의 정치적 계산들이 깔리긴 했겠지만
관광객으로 대충만 휘슬러를 보더라도
겨울스포츠를 위한 동네로는
평창보다는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은게 나의 평가.

휘슬러에서 첫날은 잠만 잤으니
둘째날, 본격적 관광을 나섰다.
호텔에서 쭐래쭐래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의 Blackcomb Mountain.
리프트를 타고 정상을 올라가보기로 했다.

리프트 근처엔 한여름에 청승맞게(?) 스키를 짊어지고 올라온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아랫동네는 푸른 잔디라도 산위로 올라가면 눈이 있으니...
표끊는 아가씨가 얇은 잠바때기 걸치고 온 우리식구의 옷차림을 보더니
콧방귀를 뀌며 말한다.
"저 위로 올라가면 0도 밑으로 떨어지는데다가 눈,비가 잘 오거든요.
아이 데리고 그 옷차림으로 못 올라갑니당..."

화들짝 놀라 다시 호텔가서 내복 껴입히고 다시 도전하러 왔더라는 후기 ^ ^;;;

리프트는 요렇게 생겼다.
보통 스키장 리프트에 뚜껑을 씌울 수 있는 시스템.
산으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얼마나 떨어질 지 예상이 된다.
하긴 리프트만 2번을 갈아타며 30분 넘게 올라가야 하니.

타고 올라갑니다.
산 위에 구름이 걸려있어 눈은 아직 잘 안보이고.

첫번째 정류장.
눈이 보입니까?
두번째 리프트를 타고 또 올라간다.

여기부턴 본격적으로 추워진다.
리프트 뚜껑 없으면 정말 얼어죽겠더라는!

아까 보이던 구름속을 헤치며 리프트는 정상을 향하고...

두번째 정류장이 보인다.

이름도 좋다. Rendezvous(랑데뷰)~
앗따, 캐나다는 영어랑 불어가 공용어라 하지 않았소?

여름 비수기라 랑데뷰 까페는 문을 닫았고
아쉬운대로 스키어와 비교 사진만 찍었다.
쉴데도 없고 춥고 하니 사진 몇장만 찍다가 내려왔다는...

내려오는 길.
추운 동네에 왠 수영장인가 했더니
스키 점프 연습장이었다.
잘 안보이지만 물속 까만 올챙이 같은게
잠수복 입고 스키 점프를 하여 물속에 첨벙 들어간 스키어.
동계올림픽 골드메달을 꿈꾸며 맹훈련중...

휘슬러는 조그만 단지마다 Village라는 이름을 붙여 부르고 있는데
아까 블랙콤 마운틴이 있는 동네가 Upper Village.
좀 번화한 곳이 Whistler Village인데 그쪽으로 내려가 보자.

내려가는 길엔 이렇게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느낌은? 딱~설악산 계곡. 

여기저기 올림픽 개최를 한다고 자랑질(?)로 신났다.
알거든요...올림픽 하는거...

구멍가게만한 건물에 올림픽 홍보센터랍시고 차려놨다.

누가 맞춰 놨는지 색깔 배열 순서가 틀렸다.

요렇게 맞춰야 맞죠?
하여튼 훌라후프로 Olympic Rings를 만든건 아이디어가 좋았고...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우리 딸내미 금메달 시상대에 올라서서 거만한 포즈를 잡았다.
그래 이왕이면 금메달!
윤서야,사진 다 찍었으니 건방 그만 떨고 냉큼 내려오라!

보통 산 한번 올라가 스키타고 내려오는데만 1시간씩 걸린다니
스키어들을 위한 천국이라 아니할 수 없는 곳, 휘슬러.
한국 스키장 성수기때 30-40분씩 기다렸다 리프트 타고 올라가
5-10분만에 후다닥 내려오는 슬로프랑은 질적으로 스키의 내용이 다르겠다.
더구나 한여름에도 눈구경을 하는 곳이니
쇼트트랙 말고는 동계올림픽 메달 꿈도 못꾸는 한국의 현실로서는
부러운 장소가 아닐 수 없다.

대학 2학년때까진 주민등록상 강원도 도민이었던 나로써는
평창의 선전을 내심 더 바랬기에 조금 더 아쉬움이 남는
2010년 동계올림픽의 개최지
"노고단/휘슬러에서 백지연/최지나(이)였습니다...! " 

**또 다른 캐나다 여행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http://kr.blog.yahoo.com/jinacho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