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귀국을 앞두고 몇 달동안 벼르던 미국여행, 6월 6일 드디어 5식구가 설레임을 가득 싣고 20여일의 대장정에 올랐습니다.
우리의 여행길은
아틀란타--시카고(남편의 학회참석)--위스콘신 (madison)--옐로우스톤--moab(아치스캐년)--그랜드캐년--라스베가스--아틀란타입니다
6월 26일에 도착했으니 꼬박 3주 걸린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여행을 기록해 보자는 목적도 있지만 우리처럼 미국여행을 꾀하는 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어서 몇 차례에 걸쳐서 후기를 올릴려고 합니다.
20여일에 대한 내용을 다 쓸려니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몇 곳에 대해서만 올리겠습니다.
여행 정보는 각 주(state)의 홈페이지나 www.nps.gov, 나바호 킴 이라는 미국여행전문가의 naver 까페, 그리고 몇몇 한국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참고로 했습니다.
6월은 성수기라서 유명한 곳의 숙박은 꼭 예약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큰 목적지는 예약을 하고 다른 곳은 그 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고속도로 옆의 Inn을 이용했습니다.
예약은 미리 하면 할수록 경제적입니다. 그랜드캐년에서는 120불에 예약했는데 일정이 하루 더 필요해서 10여일 뒤에 하루 더 예약을 하려니 200불이 되고 하루 이틀 망설이는 사이에 그나마 그 방도 없어지고 말았답니다.
1. 아틀란타에서 시카고 가기
핫틀란타라는 이름에 걸맞게 뜨겁게 타오르는 아틀란타의 땡볕을 뒤로 하고 늦은 오후, 벅찬 가슴을 안고 5000마일의 첫 발을 디딥니다. 트렁크에 신주 모시듯이 김치병을 고이 싣고 (김치가 없으면 왠지 여행을 망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부루스타와 후라이팬을 쑤셔넣고 '앗싸!!'라는 구호와 함께 말입니다.
그냥 지나치는 마음으로 도착한 Nashville(테네시 주) . 잠시 1시간 정도 도시의 겉모습만 보기로 하고 들렀던 이 곳이 바로 미국 country music의 메카였던겁니다. 가히 음악의 도시답게 시내의 주 도로가 (그 도로 이름이 broadway였습니다.) 온통 기타와 드럼의 멋진 소리에 파묻혀 중년의 나를 10대 소녀처럼 '악'을 쓰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도로 양쪽에 가득한 맥주집, 가게마다 들리는 라이브 음악소리 , 그 소리에 맞춰 엉덩이를 흔드는 남녀노소의 흥겨움--여행의 즐거움을 한층 더하게한 풍경이었습니다.
운이 좋게 그 날이 바로 country music 축제 날이었습니다. 미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오고 실력있고 유명한 country music 가수와 연주가가 대거 왔다고 그러더군요. 미성년자 딸 때문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6시 이후에는21세 아래는 출입금지인데 그 때가 6시 10분이었습니다. 사정을 해 볼려고 했으나 이 짧은 영어 때문에 ) 눈물을 머금고 돌아나와야 했답니다.
2.시카고에서 옐로우스톤 가기
시카고에서 멋진 3박4일의 일정을 가졌습니다.
시카고는 워낙 유명한 도시라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호수가 있어서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도시라는거, 건축미가 뉴욕에 비해 뒤질게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한 며칠이었습니다.
이제는 다시 대장정의 여정입니다. 옐로우스톤까지 적어도 3일은 달려야 한다는 사실에 남들은 지겨울 거라고 얘기하지만 이틀을 꼬박 달려도 끝이 나지 않는 대평원 ,똑 같은 풍경이지만 감탄, 또 감탄만 나왔습니다. 내가 마치 어렸을 때 본 달력 속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대학생인 두 딸과 중학생인 막내딸은 다소 지루해하면서도 , 경치를 보며 방방거리는 늙은 엄마를 .그냥 씩 웃으며 바라볼 뿐입니다. 들판과 풀을 좋아하는 거 보니 엄마는 전생에 아마 원시인이었거나 소였을거라고 쑥덕거리면서...
한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커다란 번개가 수 없이 치더니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폭우가 쏟아집니다. 번개는 그냥 지평선 속으로 사라지고 다시 솟아오르는데 평생 볼 번개는 그 날 다 본 것 같습니다. 10여 분 동안 우리들은 드넓은 그 들판을 가로막는 거대한 빗줄기에 갇혀서 그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3일 째 ,우리는 옐로우스톤의 east입구인 pahaska teepee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옐로우스톤 근처의 숙박업소는 거의 북쪽이나 서쪽에 많이 형성되어 있는데 동쪽이 제일 자연 그대로의, 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갖게 해주는 곳입니다.
3박 중에 동쪽에서 2박, 서쪽에서 1박을 했는데 동쪽에서 한 cabin에서의 이틀이 훨씬 좋았습니다.
서쪽에는 숙박업소가 많아서 편리하기는 하지만 동쪽에는 숙박업소가 많지 않아서 미리 예약을 하셔야 한답니다. 우리는 2달전에 예약을 해서(150불) 다행히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 wyoming 주 홈페이지나 미국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예약 할 수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하고 계시겠지만 예약을 하고 나면 반드시 예약 내용을 프린트해서 가져 가세요. 저도 프린트한 종이를 가져 갔는데 이상하게도 제가 프린트 한 내용과 거기서 한 내용이 달랐습니다. 3박을 예약했는데 거기에는 2박을 한 걸로...프린트를 안 했으면 제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오해를 받을 뻔 했답니다.
우리가 잔 cabin과 가까이에 자그마한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bison이라는 아메리카 들소(버팔로라고도 하지요) 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고 여우 몇 마리는 자기가 마치 강아지인 양 관광객의 주위에서 어슬렁거립니다. 저녁을 먹고 cabin 밖에서 맥주 한 잔 하는데 빤히 쳐다보길래 햄 조각 몇 개를 줬더니만 약간의 경계를 하면서도 계속 졸졸 따라다니는겁니다. 가까이서 보니 여우도 귀여운 구석이 있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