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솔직히, 영어를 못해요.

학력고사 세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읽는 영어, 문법 영어는 하겠는데, 정말 정말 이 사람들 하는 말을 잘 못 알아듣겠어요. 어디 체험놀이관?같은 곳을 간다고 이 반에 적어도 샤프롱 네 명은 있어야 한다고 룸맘이 메일을 보냈는데, 가서 이 한 몸 바쳐 애들 잘 케어해주고 싶으나...

가면 어찌 어찌 하라고 지시사항을 얘기할텐데, 그 말을 못 알아들을까 봐 못 가겠네요.

아이는 1학년, 엄마도 발룬티어 함 왔음 좋겠다고 그러는데(한국서 온 지 3개월 됐어요..ㅜㅜ)

저, 가면 애한테 더 안 좋을 거 같아서 못 가겠어요. 아이 반에서도 저같이 말귀 못 알아듣는 사람 오면 안 좋아할 거 같고...(이번 발런티어는 엄마들이 각자 입장료 내고 가야 하는 거라 온다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요. 전 입장료는 낼 수 있는데..)

엄마가 잘 못 알아 들어서 못 가겠다, 했더니 울 아들이

"엄마, 내가 잘 듣고 있다가 알려줄께." - 얘도 영어 공부 하고 온 거 아니라 늘 눈치로 따라 하거든요.

"너도 못 알아듣는 말이면?"

"아, 그럼 옆에 아줌마들 하는 거 보고 따라 해. 나도 맨날 옆에 애들 하는 대로 따라 해."

이러네요..ㅜㅜ

괜히 갔다가 안 가느니만 못 한 꼴이 될까 봐(애 반에 민폐 되고, 애도 망신스러울까봐) 맘 접으려다가도,

또 한편 생각해보면, 애들한텐 맨날 용감히 부딪치고 도전해서 살아나가라고 맨날 말하면서 저는 이렇게 움츠려들면 어느 세월에 적응할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