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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작년에 딸아이가 친구들하고 뒷뜰에서 노는 모습입니다. 벌써 조금씩 잊어가고 있네요.

"When I die, the world will be silent about me,

Keeping behind only one word: "I have loved." ***Tagore

내가 죽었을때, 세상은 나에 대해 침묵을 지킬 것이며,

단 하나의 단어만 남아 있게 될겁니다. "나는 사랑 했었습니다." ***타고르

남들처럼.

어느 누구처럼 살고 싶다고 부러워 하던 때가 많았었습니다.

어느 누구처럼 이쁘고 싶었고

어느 누구처럼 달리기도 잘하고 싶었으며

어느 누구처럼 화목한 가족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태어나서부터 들은 말이였을 겁니다.

" 어느 누구는 돈을 많이 벌었고..."

" 어느 누구는 학교에서 일등을 해서 상을 받았다는데 ..."

그러다보니

무엇을 하던지,

보이지 않는

나보다 잘난

어느 누구와의 싸움은,

너무도 당연하게 언제나

지기 마련이였습니다.

그런 갈등의 시절을 보낸 후인

나이를 먹은 지금이 좋습니다.

그렇게 쓸데 없는데 소비하는 시간이 줄어든 이유는

그런 갈등은,

어느 누구나,

다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때, 미술 시간에 각자가 그린 그림을 들고 앞으로 나가 서있으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수줍어서 어색하게 내그림을 들고 서있던 나에게, 미술선생님은 이런 평을 내려 주었습니다.

" 네 그림은 네 얼굴과 똑같이 죽도 밥도 아닌 엉성한 그림이야!!!"

얼마전에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항상 바쁘기만 하던 딸아이가 오랜만에 집에서 밥을 먹고 나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하던 아이는 전날 머리를 자른 내 얼굴이 귀엽다고(Mom, You look so cute!!!???) 하면서, 갑자기 아이 폰으로 사진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으로 내 보내는 겁니다.

나의 동의도 없이!!!

사진을 보여달라고 해서 보니 정말로 맘에 들지 않은 모습이였는데,

얼마가 지난 후에 딸아이는,

" 엄마, 이것 봐 이만큼의 사람들이 like 라고 하잖아.!!"

갑자기 흥미스럽고 궁금해져서,

" 얼마나?"

" 벌써 30명이 넘었는데??"

기분이 좋긴 한데, 또 다시 궁금해 져서,

" 누가 그러디?"

" 근데 또 40명이 넘었네?"

"스테파니는 엄마가 보고 싶데."

"알렉스는 엄마가 짱이래."

"메리암, 탐, 아만다, 준, 크리스,,,,,,,,."

그러고 보니, 거의 십여년을 우리집에 초대해서 피자 사주고, 만두 구워주고, 라면 끓여주고 한 아이들인 겁니다. 그냥 나이 먹어가는 평범한 내 얼굴보다는, 동네에서 학교에서 알게 된 아이들은, 나를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귀엽다고.!!!

어제는, 아들과 함께 졸업한 친구의 집으로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플레이트 데이트인 셈입니다. 이 아이들은 말도 잘 못하고 사회성도 모자르기 때문에 이렇게 부모들이 만나게 해 주어서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얼굴이나마 잊지 않게 해 주면서 잘 지낼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줄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초대를 받았으니 한국빵이나 사 가지고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집을 나셨습니다. 운전을 하고 가다 커피 생각이 났고, 멕도날드의 드라이브 인으로 들어서면서 돈을 내려고 하는데, 창문 안에서 돈을 받던 젊은 학생(?)이 전에 무슨 일이 있어던지 기분이 좋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나는 돈을 내었고, 거스름을 내주는 그녀의 손톱에는 파란색이 얌전하게 칠해져 있었는데, 나는 상쾌한 얼굴로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 네 손톱 색깔이 너무 이쁘구나.!!"

그 학생의 얼굴이 금방 밝아지면서,

"탱큐.!!"

한국빵집으로 운전을 하고 가면서,

그녀의 하루가 즐거웠으면 했습니다.

지금 노라 애프론(Nora Ephron) 의 책 "나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I remember nothing)" 를 읽고 있는데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 언젠가는, 당연히, 아이들을 성장할 것이고, 나와 남편 닠만이 롱 아일랜드의 집에 있게 될 겁니다. 거위 의 소리가 달라지면---여름이 영원하지 않다는 첫 신호이며, 어느덧 일년 조차도 그렇게 끝날 것입니다. 그러면,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여름이 다 갔다는 신호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들도 그렇게 지나간다는 겁니다. 결국, 나는 거위들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증오하기 시작 했습니다. 특히 거위들이 내는 소리를 싫어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날개를 움직이는 소리가 아니라---그동안 나는 무엇으로 알고 있었는지?---불협화음의 잡음이라고 알게 된 이후입니다.

지금 우리는 여름에 롱아일랜드로 가질 않기 때문에, 거위들의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가끔은, 대신, 로스엔젤레스로 가게 되는데, 거기에는 벌새가 있고, 나는 그벌새들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벌새들은 주어진 삶에 충실하는데 바쁘기 때문입니다."

이분은 기자로, 베스트 샐러의 여러 책을 쓰신 작가로 그리고 " 해리가 살리를 만났을때" "잠 안오는 밤의 시애틀"의 시나리오를 쓰신 분이기도 합니다. 71세인 작년에 폐염으로 돌아 가셨는데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계셨는지 이런 글도 남기셨습니다.

잊고 싶지 않는 것들

"나의 아이들

닠(남편)

봄

가을

와플

외플의 개념

베이컨

공원을 걷는 것

공원을 걷는다는 생각

공원

공원에서 하는 세잌스피어 공연

침대

침대에서 책읽기

불꽃

웃음

창문에서 바라다 보는 풍경

반짝이는 전등

버터

우리 둘만이 하는 저녁식사

친구들하고 하는 저녁식사

생소한 도시에서 하는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

파리

내년의 이스탄블

'편견과 오만'

크리스마스 트리

추수감사절 식사

혼자 있는 식탁

말채나무

목욕하는 것

맨하탄으로 건너오는 다리

파이

그럼, 여러분이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