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날씨는 점차 차가워지는 겨울이지만 멀리 가지 않더라도,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깥 풍경은 어디로 보나 정말 아름답습니다. 인간이 도저히 상상할수 없는,  계절의 변화를 바라다 보면서 그 광경에 잠시 도취해  보고는 합니다.

 

 

이렇게 이 자리에 앉아서 하는 일은,  의식적으로 라도,  내가 현재 갖고 있는 걱정을  잠시 내려 놓는 일, 나를  주위의 자연과 함께 하는 일입니다.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실천하려고 하는 일중의 하나입니다.  얼마나  더 많은 겨울을 맞게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간에 주어진  순간을,  충실하게 되는 생활을 갖도록,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침묵을 하면서, 이유없이 바쁘다는 마음에서 벗어나, 나만의  느린 시간을 갖곤 합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20여년을 집에만 있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라이프 코칭의 프리랜서의 일이 있기는 하지만, 일이 항상 바쁜편이 아니라서 월급을 받는 일을 찾게 되었고, 내 나이에 직장을 갖을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있기는 했지만, 나에게 어느 정도 맞는 일을  우연한 기회에(?)  인터뷰를 하게 되었고 일을 시작할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교육을 받으러가서는, 정말 어리벙벙하면서 정신이 없었지만 점차 하나씩  익숙해 집니다.  함께 공부하던 동료들은 대학을 금방 졸업한 젊은 여성도 있었고,  20대 여성, 30 대까지의 여성들로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할수 있다는 자유스러움(?)에  함께 하는 인연이 되서 훈련을 받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시작하게 되는 일을 통해, 이십여년 전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갖고 있었던 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그동안에 나에게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가를 알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육을 받던 중에  하루는 컴퓨터 룸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였습니다. 컴퓨터 앞에 다들 앉아 있는데 시험관인지 젊은 사람이 와서는 이렇게 저렇게 이 회사의 정보가 있는 사이트를 설명하였고, 그 남은 시간은 시험을 쳐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시험이라니? 무슨 시험을 ??" 갑자기 가슴이 막 뛰기 시작했습니다. 시험이라면 이나이에 다 끝난줄 알았는데 하면서 어떻해!! 하면서도 할수 없이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시험관은 일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보여 주었고, 그 이후부터는 한 단계를 다 읽고 나서는 시험을 치고 그리고 그다움 단계로 넘어 가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그 단계를 세어보니 열개가 넘었는데,  " 아니?? 어떻게 하나!!" 라고 생각할 시간도 없이  컴퓨터 스크린 앞에는 장장 몇장씩의 읽을거리가 나오는 것이였습니다. "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다행이!! 시험관이  "너무 걱정마세요, 시간 제한은 없으니까요" 라는 말을 하였고,  조금은 마음을 안정시키고는,  천천히 읽은 후에 나오는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갔습니다. 그런지가 한시간 두시간이 지나면서, 같이 시험 치던 친구들이 다 끝났던지  자신들의 짐을 다 챙기고는 집으로 가는 것이였습니다. 결국 남은 사람은 "나 혼자!!"였고,  어느 정도의 여유감조차 잃게 되면서, 무슨 글을 읽었는지 생각도 나지않을 정도까지로  거의 기진 맥진한  상태까지 왔습니다.  눈은 가물가물하고,  읽고 있는 글들을 받아들일수 없을 정도로 머리는 꽉 막혀있고, 바깥은 어둑어둑해지고,   조금씩 당황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다 시간이 너무 경과 되었는지, 같이 있었던 시험관이 잠깐 나가더니 다른 시험관이 들어 왔습니다. 이 여성 시험관은 들어 오자마자 내가 한국인인지 물어보고 자기 오빠가 한국에 군인으로 가있었고 한국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이 있는데 연락이 안 되고 하는데, 그 와중에 읽고 있는 내용들을 무슨 내용인지 생각도 안나고 날은 어두워 가고 정신이 아득해 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 제한이 없다" 라고 했던 말을 상기하면서, 그 여성 시험관에게, " 이시간에 월급은 받고 나를 감독 하는거지?" 라고 웃으면서!!! 공손하면서 당당하게 물어보고는, 다시 컴퓨터 스크린에 눈을 돌리고 천천히  문제를 풀어 나갔습니다.

 

 

이런 일(?)들은 젊었던 나로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 입니다.  과거 같았으면 사람들이 다 나가고  나만 남았다면 걱정이 되서 안절부절하면서 시험문제도 못풀고, 열등감까지 빠져들면서 "그럼 그렇지!!" 하는 자책까지 하면서, 괜히 다시 들어 온 시험관한테까지 미안해서 얼굴도 못 들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다른이의  의식에 신경을 쓰면서,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걱정을 하고, 뭔지 두렵고, 뭔지 부족한 느낌으로 살아 왔던 나였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고서,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나의 영역를 당연하게 구할수 있는 나이에 와 있음을 알게 된 점입니다.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  "어느 나이가 가장 행복한 나이?" 인지를 알고자 하는 설문조사를 영국에서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나이가 되면 부모 밑에서 아무 걱정(?) 없이 지내던 어린 시절이 좋았다거나 생기있고 희망을 갖고 살아가던 젊은 시절이 좋았을 거라는 상상을 할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알아보니 "나이 58세가 가장 행복한 나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그럴수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어려서부터 해야 할 일들이 많았고, 배워야 할 것들도, 경쟁할 것들도  많아서 방황의 시간이 많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 길인가? 이 남자와 평생을 잘 살수 있을까? 진정한 사랑이란 있는 것인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내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관심은 내 욕심인가 아님 내가 갖지 못했던 보상심리인가? 등으로 갈등, 비교 그리고 쓸때없는 감정소비로 그 많은  시간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면서 보냈던 것도 기억납니다.  이십대와 삼십대에도  그 아름다울수 있는 나이에,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지고서  혹독한  시간으로  허비(?) 하둣이 보냈다면, 이제는 모든 것을 버려야 자유스럽게 살아 갈수 있다는 진리를 확실하게 알게 되는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가 한 명언  "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 (물음이 없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음)" 을 받아들인다면, 지난 오십 팔년동안의,  내 자신에게 묻고 확실하게 대답할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대강 이렇습니다.

 

 

첫째,  자신과의 홀로 있는 시간은 의식주 만큼 꼭 필요하다.

둘째,  이세상에서 누구도 나자신만큼 사랑할수 있는 사람은 없다.

셋째,  행복한 삶이란 감사하는 삶과 같다.

넷째,  믿음이란 알지 못하는 미래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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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 뉴저지 메디케이드 일(Personal Preference Program) ^^

 

 

여러분들은 그동안의 삶의 과정을 통해 확실하게 알고 있는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