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는...이게 머리야, 싸리 빗자루야?

 

전지현....

그녀의 쭉 빠진 S 라인보다, 청순 요염 섹시한 그 얼굴보다 탐스러운 머릿결을

더 부러워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전도연의 넓은 이마와 배종옥의 넓어진 가리마가

왜 그렇게 눈에 들어오는지...

 

젊은 시절에는 맥주로도 머리를 감아봤고(자연 염색이 된다는 말에)

빨래 비누로도 감아봤고(머리에 힘이 생긴다는 말에)

그 독한 파마 약을 몇 시간 동안 뒤집어 쓰고 왔으면서도

집에 오면 더 독한 파마 푸는 약을 또 뒤집어 쓰기고 하고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생긴다는 말에)....

진짜 머리에다 별 짓 다했다.

 

그럴 수밖에. 뭔 짓을 해도 며칠만 지나면 찰랑찰랑, 윤기 잘잘....

젊음의 빛이 찬란한 광채를 발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두어 올 난 흰머리 옆에 검은 머리 하나 잘못 뽑았다고 남편을 죽일 듯 몰아댄다.

 

“그게 어떤 머린데!!!”

 

자고 나면 베개에 우수수....

머리 감고 나면 욕실에 우수수....

머리 닦고 나면 방바닥에 우수수....

드라이하고 나면 거울 앞에 우수수....

 

하루에 200개 정도 빠지면 정상이라는데

200개는 무슨...2,000개 안되나 몰라...

 

좋다는 거 다 써봤다...

 

이름대기도 귀찮다...그냥 웬만큼 이름 들었다 싶으면 다 써봤다.

한 두 번 써보고 바로 ‘이것도 아녀’한다....왜?

당췌 가려워서, 두피가 화끈거려서 더 쓸 수도 없다.

 

비듬도 없고, 머리도 매일 잘 감고하는데 왜 이렇게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잘 빠지고 윤기가 없을까....

 

찾아보니 그 원인은 많기도 많았다.

 

스트레스

식생활

호르몬

비듬

피지

그리고....노화

 

하지만 노화는 좀 이상하다. 나보다 나이가 열 살은 많은 교회 집사님 머리는

윤기가 반질반질하고 생기있으므로.

 

일단 내가 하고 있던 ‘나쁜 짓’을 하지 않기로 했다.

 

-머리 쫌매기(아무래도 머리가 잡아당겨지니 약해진다).

 

-자다 벌떡 일어난 상태로 바로 머리 감기(두피에서 피지가 떨어지도록

샴푸 전 브러쉬를 해 주는 게 좋다. 브러쉬는 천연모가 좋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돼지털 등으로 만드는 천연모는 은근히 아프다.

끝이 둥글게 처리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두피에 스크래치가 날 수 있다.

두피는 그렇게 ‘아프게’ 자극하면 안 된다. 되도록 끝이 둥글게 처리된

브러쉬를 쓰는 게 좋다. 가렵다고 박박 빗으면 절대 안 된다.)

 

-구입하기 편하고 싸다고 독한 화학 성분이 든 샴푸 쓰기

(두피도 예민한 피부라 얼굴 피부처럼 독한 화학성분에 자극을 받거나

천연 성분이라도 피부에 맞지 않으면 뾰루지가 나고 가렵고 민감해진다)

 

-트리트먼트 안하기(샴푸하고 린스하기도 귀찮아 죽겠는데 물 닦아내고

트리트먼트 바르고 몇 분 기다리기까지? 거기다 핫캡을 쓰면 더 좋다고?

그 짓을 워째 한 대?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몸 영양제만 챙겨먹기(머리 영양제도 따로 먹어주는 게 좋다. 주로 ‘skin and nail vitamin’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그리고 검은 콩을 밥에 섞거나 갈아서 마셔도 좋고 비타민 외에 ‘프로틴’을 따로 섭취해 주는 게 좋다. 홀푸즈 같은 데 가면 ‘Soy Protein Powder'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단, 콩 알러지 있는 사람은 안된다).

 

이상의 ‘나쁜 짓’을 않고 ‘좋은 짓’을 신경 써서 해 주었더니 확실히 머리카락이 좋아한다. 아니, 두피가 좋아한다.

 

지금 내 머리결은 전지현까지는 못 따라잡았지만 그래도 싸리 빗자루 신세는 면했다. 조금 숨 좀 돌리고 며칠 뒤 ‘Jolie's Choice', 샴푸와 트리트먼트 제품을 소개하려한다.

 

Don't go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