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Phoebe 선생님의 부름을 받아 앞으로 '퀼트가든 이야기'를 엮어갈 Sora Jung 입니다.

그 동안 이곳에서 뵈었던 선생님의 향취를 무엇보다도 아쉬워하고 그리워해야 할 사람이

이 따스한 곳을 이어가는 자리에 서게 되어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네요.

첫 번째 칼럼을 준비하다가 아, 인사부터 드려야지 싶어서요.

Phoebe 선생님을 만나 저의 우스운 바느질이

폼 나는 퀼트로의 변신을 시작한 것이 벌써 2006년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이웃에 사시던 퀼트쟁이 아줌마 덕분에 처음 퀼트를 접했고

이것 저것을 따라 하던 따라쟁이 수준의 바느질이 덕분에 업그레이드가 되었지요.

당시 남편의 늦깎이 유학바람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하긴 했지만

이국 땅에서의 삶에서 바느질이 저에게 이런 동무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답니다.

돌쟁이였던 늦둥이 아들 녀석을 데리고 다니느라 분주해, 손으로 하지 못하면

눈으로 마음으로 선생님의 퀼트가든을 오고 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십 년의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아요.

저희 모임은 선생님이 한국으로 귀국하신 후 간헐적으로 운영되다가

2010년에 몇 몇 회원이 다시 모임을 시작했고 2011년부터 다시 정기 모임 운영을 시작,

퀼트가든LA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제가 운영자로 모임을 꾸려가고 있어요.

퀼트는, 갓 시작한 저의 미국 생활의 제일 친한 친구로,

그리고 지금은 저를 비롯한 퀼트가든 가족들의 소중한 자산이자 보물 입니다.

늘 따스하게 집을 열어주시고 마음을 나눠주시고 소중한 이야기들로 그 시간을 채워주셨던

Phoebe 선생님과 함께 했던 기억이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 하구요,

저도 퀼트가든을 계속해서 그런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희 모임은 클래스라기 보다는 동호인 모임, 취미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시고 싶을 때 언제든 오실 수 있는 사랑방과 같은 모임이라고나 할까요.

이민자로, 나그네로 살아간다는 것이 우리 모두를 얼마나 각박하게 만드는지,

때때로 찾아오는 남모르는 외로움은 언제나 처치곤란, 먹어도 늘 아쉬운 마음의 공간,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정작 하고 싶은 말은 왜 늘 껌처럼 입 안에서 씹히는지,

왜 그런지 알 수 없는 우울감에 점점 빠져들기 십상인...그런 이민자 아줌마들의 삶이

퀼트가든에 오시면 평준화가 됩니다. 왜냐하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충 거의 대개 비슷하고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ㅎㅎㅎ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한 치유 공간에서 가장 효과적인 활동이 뜨개질과 바느질이라고 해요.

그만큼 바늘과 실이 주는 고요함이 말로 정의할 수 없는 어떤 파워가 있는가 봅니다.

그 파워가 지금의 퀼트가든과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저는 전공도 인문계 쪽이고 이쪽(?) 계통의 전문가는 아니에요.

10살되는 꾸러기 아들 녀석과 위로 10살 차이가 나는 대학생 딸의 엄마이고

만지기만 하면 기계 제품에 이상 현상을 만들어내는 사고뭉치 아내고요,

(그나마 재봉틀은 예외네요. ㅎㅎㅎ)

이런 저런 생각들을 모아 짧은 글쓰기도 제법 즐기는 소녀 감성에

집밥 백선생이 딱 제 스타일인 속전속결 주방 아줌마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제 삶의 아주 큰 영역을 차지한 퀼트가든의 무게와 넓이 때문에

그 가든을 벗어나지 못하고 늘 거기서 땅 파고 물 주고 쉬어가곤 한답니다.

실제로 모임에는 저보다 훨씬 바느질을 잘 하시는 회원들이 많이 있으세요.

감각도 좋으신 분들이 많고 창의력도 남다른 분들이 많이 있으십니다.

운영자가 부족하다 보니 청출어람이 난무하는 모임이 되고 있어요. ㅎㅎㅎ

하지만 그것이 저희 모임의 장점이자 자랑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런 저희 퀼트가든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전문가 칼럼은 전문가에게서, 저는 제 방식대로 터득하고 이해한 방식,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 등을 살려서 쉽고 편하게, 요즘 대세인 백주부 선생님처럼,

어떤 시작을 여는 그런 역할은 열심히 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이곳에서 소개드릴 내용은 저희 바느질 모임 이야기와 더불어

모임에서 진행하는 인기 프로젝트 위주의 작품과 만드는 법 소개를 올려드릴 예정이에요.

우선은 저희 모임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초 과정부터 소개해 드릴 계획이고요

(기초 과정 소개가 너무 쉬울까요...?? 약간의 고민이...^^)

재미있는 이벤트와 함께 하는 핫한 공동구매도 종종 기획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종종 요청할 Phoebe 선생님의 특강도 빼 놓을 수 없겠지요.

(그냥 마냥 쉬시도록 하지는 않겠습니다. ㅎㅎㅎ)

혹시 다루기 원하시는 내용이 있으면 댓글로 말씀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직접 함께 하지는 못하더라도 이 곳 또한 좋은 분들과 재주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퀼트가든LA의 또 다른 한 공간, 멋진 공간, 따스한 공간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환영하구요 온라인 회원으로 잘 모실게요.

아, 인사가 너무 길어서 이거 참 어쩌죠...

제가 이렇게 말이 많고 긴 사람이구나 합니다...

앞으로도 조잘조잘 양념 같은 설명들을 엄청 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럼, 기초 과정에 속한 소품 만들기를 시작으로 얼른 준비해서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참, Phoebe 선생님의 이벤트에 당첨되신 분들은 저에게 쪽지로 주소 알려 주세요.

   "이벤트 몇 등"이라고 제목 달아서 보내주시면

    예쁜 커트지가 도착하는 대로 얼른 배송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