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일들은 한꺼번에 닥친다더니

갑작스레 큰 집으로 이사를 해야지만 하는 일이 생겨서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집을 구해 

이사를 했다.

사연을 말하자면 좀 길기도 하고,너무  황당하기도 하고

말해 봤자

남편 흉 밖에 안돼고....  

결국 내 얼굴에 침 뱉기 일 판이라 

앞, 뒤 다 생략하고

결과만 말하자면

이사를 해야 겠다는 결정이 난게

8월  둘째 주

(어찌 어찌 집을 구해)계약을 한게 8월 셋째 주

그리고 같은 주 일요일날 이사를 했다.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한다더니

막상  

이사 하기로 하고

렌트를 알아보러 다니니

미국에서 싱글 하우스 렌트는

아파트나 콘도하곤 또 달라서

인컴은 최소한 렌트비의 3배는 되야하고

크래딧은 최소한 680은 넘어야 하고…

담배 안돼, 펫 안돼… 안되는 것도 많고

어떤 면에서는 집을 사는 것 보다

더 조건이 까다로왔다.

거기다

원하는게 안되면

속절없이 시드는 남편 멘탈까지 다독이며

정말 기적같이

렌트를 주겠다는 집 주인을 어찌 어찌 만나

그래도

이사를 해야 겠다는 계획을 세운지

2주 만에

미국에서 , 그것도 싱글하우스로

뚜닥 뚜닥 이사를  할 수 있었으니

진정

할렐루야!다.^^

그리고는

다시 우리 살던 집을 렌트 주고

다시 남편 사무실도 옮기고

그 와중에 남편 친한 후배

한국으로 귀국하는 이사까지 도왔으니

2달 사이에 이사를 4번을 치른  격이다.

그 와중에 회사는 간간이 월차나 쓰면서

계속 다녔으니

힘든 일 닥칠때마다 느끼는 건데

‘나 진짜 썬 - 파원 가봐.’

 

어쨌든

싱글 하우스를 렌트하고 나니

처음엔

좋긴 좋았다.

지금도 좋긴 좋다.

그치만 정원일에 , 청소에….

아~

 

나는 점점 멕가이버가 되가면서

적성의 제 발견 까지 하고 있는 중이다.

 

밖에서 비지니스 하는 외에는

집안 일은 아무것도, 진짜 쓰레기 하나 버려 주는 적이 없는 남편은

참다 참다 내가 한마디 해서

뭔가 집안 일을 도와 준다고 하면

꼭 사단이 나는 터라

(가구 조립을 도와 달라하면

자기 손을 찧어서 피를 본다던가

정원 일을 도와 달라 하면

정원 가위에 발등이 찍혀 오고

하다 못해 설겆이를 도와 달라 하면

아끼는 그릇은 다 깨어먹고…)

그런 남편과 사느라

성불할 지경이라는 내 성격으로도

속이 터지는 일이 허다하니

이것도 내  팔잔가 보다 하며

정원 일 포함, 모든 집안 일을 내가 하는게

아주 습관이 된거다.

잔듸도 내가 깍고

낙엽도 내가 치운다. 

가구도 내가 사고 

조립도 내가 한다.

 

하다보니

요샌 거의 핸디 맨 수준으로

고장 난 건 뚝딱 뚝딱 웬만하면 다 내가 고치는 경지에 이르러서

급기야 어젠 

변압기 까지 고쳐 놓고는

스스로

“아. 나는 공대를 갔었어야 해.”

하고 한탄하다가

만약에 말야. 내가 공대를 갔었더라면

지금 내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런 대화로 저녁 내내 얘기를 했었다.

 

“만약에 말야….”

그러고 보면 참, 매력적인 말 아닌가.

후회는 하지말고

그래도 내가 가질 수 있었을 수도 있는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본다는 것은.....

그러나

똑같은 상황이 다시 주어지더라도

과거와 똑 같은 나라면

다시 똑 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는…

결국

나는 가장 나 다운 길을 밟아 왔고

그 결과로 만난 내 식구들이

내 지인들이

'우리가 만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야.'

하는 생각을 주는 사람들인게

얼마나 내 복인지.....

새삼 내 행운에 

감사 하게 된다.

 

이렇게 하루 하루가 숨 가쁘게 바쁘다는 건

그 정도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