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토요일 아침먹고 뒹굴거리다 Freiburg 에 가고자 집을 나섭니다. 제가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 아침에 바쁜걸 아주 꺼려하고 스케줄에 따라 시간차로 움직이는 스트레스를 싫어해서 항상 이렇게 충동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한마디로 게으름.
프라이버그 광장에 도착하니 성당주변으로 토요장이 섰어요. 많은 관광객들과 현지 주민들로 북적북적입니다. Wrust 길다란 소세지와 호기빵을 그릴에서 즉석으로 구워 구운양파와 겨자, 케쳡을 올려 파는 데 추워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5유로를 내고 사먹었는데 정말정말정말 맛있었어요. Freiburg 는 예술과 학문의 도시로 독일내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곳이지요. 끊이지 않는 관광객들로 시내는 죄다 기념품 가게랑 식당들같아 보입니다.
이제 북쪽 Mullheim 을 지나 Black Forest 로 갑니다. 산으로 향하는 가는길이 앙증맞은데다가 산으로 깊이 갈수록 200년 이상 오래된 시골집들이 드문드문하게 좁은길 양쪽으로 지어져 있는데 겉 벽으로 보이는 나무 지지대와 오래된 창문 셔터들이 고풍스런 유럽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꽃바구니가 창문마다 매달린 이런 시골집이 정말 멋스럽게 좋아요. 특히 집집마다 외부 벽에 금속으로 자기집 성씨를 크게 멋들어지게 만들어 붙여놓았는데 특이하고 좋더라구요. 독일에는 Adler 성이 참 많은가 봐요. 저정도라면 대장장이가 쇠를 두드려 만들었을건데 저걸 어떻게 우리집에 해다 놓을순 없을까...생각하며 일방통행 아닌가 싶을정도로 좁은 산 길을 따라 꼬불꼬불 내려옵니다. 산 비탈인데도 양이니 젖소들이 굴러떨어 지지도 않고 한가로이 풀도 잘 뜯어 먹는것도 신기하구요.
저는 시간이 없어 Bollen 쪽 짧은 루트를 택했는데 시간을 여유있게 잡으시고 Swarzwald 쪽으로 가보시길 권합니다. 이 근방에는 오래된 농가들이 호텔로 리모델링해서 시골 산속의 정취를 흠뻑 느낄수 있게 해 놓았어요. 독일의 국립공원 Black Forest는 산세가 깊어 연간 15000명 정도의 실종자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름그대로 깊이 들어가면 대낮에도 컴컴하니 으시시 하구요. 숲속 키큰 귀신에 대한 많은 전설도 있지요. 다 그게 흐드러진 나무 가지들이 어우러진 자연에 압도당한 사람들이 헛것을 보게 되어 그런거 아니겠는지요. Black Forest 에는 스키리조트도 많이 있어서 연중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보물창고가 아닐까 합니다.
사진은 구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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